5월 9일, 칸노요코의 라그나로크2 미니 콘서트 공연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좀 더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여러 질문을 읽기에 편하도록 각기 주제별로 분류해 정리해 보았다
◆ 영상으로 본 것 이외에 실제로 게임을 해봤는지?
“기계가 싫어요! 컴퓨터가 싫어요!” 기계도 컴퓨터도 힘들고 게임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 대신 박용우 PD의 시연은 많이 보았지만 하지는 못했다.
◆ 게임상의 화면이나 캐릭터를 봤을 때 느낌은?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잘 되어있고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 로그인 음악이나, 테마 음악 등은 부드러운 음악이나 전투 장면 등에서는 전혀 다른 빠른 음악이 흐른다. 게임을 하지 않고도 이런 다양한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었나?
싸움을 표현하는 음악은 기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싸움을 통해 용기를 얻는다 라는 분위기로 음악을 만들었다. 게임을 하면서 플레이 하는 사람이 성장하거나, 용기를 얻는 그런 느낌을 갖게 하고 싶었고 그렇게 해서 만든 음악이다.
◆ 이번 라그나로크2의 음악 중에 특별히 보컬이 들어간 음악도 있나? 있다면 어떤, 또는 누구의 보컬인지?
있다. 어린이 목소리가 많이 들어갔는데 판타지에서의 천사나, 요정과 같은 이미지를 표현하는 목소리이다. 게임을 계속 하는 동안 자신의 방안에 천사가 같이 있으면 좋지 않겠나.
◆ 라그나로크 2에 어울리는 장르라고 한다면?
특별히 어떤 장르라고 하기보다 라그나로크2는 중세적인 느낌이나, 커다란 숲과 같은 느낌과 맞지 않나 라고 생각한다.
◆ 온라인 게임 음악은 처음인데 다른 게임 음악과의 차이는?
특별히 다른 점은 못 느낀다. 결국 콘솔이나 컴퓨터도 플레이 하지 못하기 때문에 차이를 못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 일반 곡과 게임 또는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들 때도 동일한 방식으로 하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곡을 만들 때 마음가짐은 같다. 하지만 영화라면 주인공의 표정 등 더 중요한 표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침해하지 않는 부분에서 표현하는 정도는 있다.
◆ 한국의 게임음악을 들어본 적 있나?
없다. 한국 음악 중 다른 것으로는 엽기적인 그녀의 음악이며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라그나로크 1의 음악도 안 들었다. 원래 음악을 듣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들으면 다 기억하기 때문에 가능한 음악을 안 들으려고 하는 편이다.
◆ 한국의 다른 온라인게임에서 의뢰가 들어온다면 할 의향은 있는지?
좋은 스태프들과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받아들이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예정은 없다.
◆ 콘서트에 팬들의 기대가 큰데 어떤 내용이나 방식으로 할 것인지?
지금 사실 어떤 내용으로 할까 생각 중이다. 여러 가지 장르의 음악을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은데 과연 이것을 어떤 식으로 컨셉을 잡아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 중이다.
◆ 콘서트 포스터의 어깨에 쥐가 올려져 있는데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6월의 콘서트 분위기가 그 이미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나의 동물적인 야성과 같은 것이 표현된 것이 아닐까 한다.
(통역) 한 에피소드로 칸노씨가 자신이 동물과 커뮤니케이션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원래 생쥐가 가만히 있지 않는 동물인데 정말 칸노씨가 “가만있어! 쉿”하자 정말로 어깨에 가만히 있어서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스태프들이 신기해 하기도 했다.
◆ 그라비티라는 회사에 대한 느낌은?
그라비티의 스태프와 만났을 때 성실하고, 열정적이라고 느꼈다. 이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또는 뭔가 해주고 싶어지는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하나의 예로 이번에 콘서트 곡 구성에 대해서도 라그나로크 2의 음악을 절반 이하로 해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이 사람들이 친절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이구나 라고 느꼈다.
◆ 그라비티의 대우는 좋은가?
대단히 만족한다.
(통역)이전부터 한국의 콘서트 의뢰가 있었으나 거절했었다. 그런데 우리(그라비티)에서 라그나로크 2 콘서트 요청을 했을 때 이렇게 성사된 것만으로도 그래도 열심히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받은 개런티의 액수를 말해줄 수 있나?
사실 돈 문제는 잘 모른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작품을 의뢰 받을 때도 개런티를 받고 일을 한다라는 생각을 한적이 없다. 자신이 만드는 곡 자체가 워낙 많은 제작비가 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오히려 개런티를 의뢰한 사람에게 더 돌려주는 것과 같아 개런티에 대해선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예를 들어 그라비티에도 개런티는 필요 없지만 아주 많이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 음악을 만들 때의 비법은?
자신이 평화로워야 좋은 음악이 나오기 때문에 일단 마음이 평안한 분위기를 만들도록 한다. 소설은 실연이나, 고통으로 글을 쓰지만 작곡가들은 마음이 평안하고, 평화롭지 않고서는 작곡을 하기 힘들지 않은가 생각한다.
◆ 자신이 만든 곡 수를 기억하나? 그리고 가장 길게 걸린 곡과 가장 짧게 걸린 곡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하루에 5곡 정도 작곡을 하니 일수를 곱하면 상당한 숫자가 되지 않을까 한다. 대부분 곡을 만드는 데 2분 정도 걸리며 길게 만든 곡은 안 좋은 곡이 많기 때문에 다들 만드는 시간은 비슷하다.
◆ 한국어를 어떻게 잘하게 되었는지?
공부가 싫고 문법공부를 싫어한다. 처음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계속 듣고, 그 이후 책으로 일주일 정도 공부한 것 이외엔 나머지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익혔다.
◆ 한국 드라마를 통해 배우지는 않았는지?
드라마나 음악은 원래 듣지 않고, 배용준은 알고 있다.
◆ 천재라는 단어에 대한 부담은?
솔직히 자신은 전혀 천재라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부담 같은 것은 없다. 오히려 그렇게 말하니 깜짝 놀랐다. (우리말로) “난 평범한 사람이에요!”
◆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작곡을 부탁하는 이유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사람들이 작업 의뢰를 할 때 제각기 다른 이미지를 갖고 의뢰를 한다. 예를 들면 라그나로크2 게임에 대해 이명진 작가는 에스카플로네와 같은 이미지를 갖고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는 어떤 감독은 카우보이비밥의 리얼포크블루스 같은 음악을 좋아해 그런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 라고 의뢰하기도 했다. 자신은 원래 같은 작업을 2번 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를 이야기해도 다르게 만들고는 한다.
◆ 녹음하면서 개발팀에서 '이것은 좀 아니다~'라며 거부한 적이 있는가?
있다. 실제로 박용우PD가 자신의 생각이 있기에 음악을 듣고 이것은 라그나로크2의 분위기가 아니다 라고 한 적이 있다. 그 때 박용우 PD가 만족할 때까지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라고 다짐을 하기도 했다.
◆ 마음에 맞지 않는 스태프와 있을 때도 있었나?
지금까지 만난 스태프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나쁜 기억이나 안 좋았던 일은 없었다. 일단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다고는 말하기 힘든데 그런 사람에게 더 다가가는 타입이다.
Inven EST -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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