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온라인 게임에서 오토는 피할 수 없는 재해가 되어 버리고 있습니다.

'오토', 다시 말해 '자동 사냥 프로그램'은 유저가 자리를 비운 시간 동안 유저를 대신해 미리 짜여진 프로그램에 따라 무인 사냥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 또는 프로그램을 뜻합니다. 단순히 '시간의 효율적인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너무나 솔깃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오토의 폐해는 가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토를 통해 게임에서 필요한 아이템들의 공급이 풍부해지며, 게임의 경제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것이 좋습니다.

잠깐이야 게임의 경제활동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오토가 자리 잡게 되는 순간 물가를 쥐고 흔드는 오토 세력에 의해 재화 밸런스는 무너지게 됩니다. 또한 오토를 통해 레벨업 등을 위한 컨텐츠가 빠르게 소모되며 게임의 생명력을 깎아먹게 됩니다. 그로 인해 오토를 사용하지 않던 유저들은 상실감을 느끼게 되고, 게임에 대한 재미를 잃어버리면서 하나 둘 그 게임을 떠나가게 됩니다. 오토들 또한 자신들의 고객이던 실사용자가 감소하면서 '더 돈이 되는' 다른 게임으로 하나 둘 떠나게 되고 종국에는 더 이상 유저가 찾아오지 않는 버려진 게임이 되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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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




오토가 성행한 게임의 말로가 이렇다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해도, 현재 대부분의 MMORPG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돈을 불려 주기 위해 오토는 돌아가고 있고, 그 오토들 때문에 선량한 유저들도 짜증나고, 게임사도 성질이 뻗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MMORPG는 여러모로 오토가 들어서기 좋은 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고가 필요하고 현란한 컨트롤과 인공지능이 따라가지 못하는 심리전이 중요한 게임이라면 오토가 발 붙이기 어렵겠습니다만, MMORPG라는 장르는 지속적인 시간을 들여 사냥을 하고 레벨업을 하는 단순 반복 형태의 게임성으로 이미 오토의 각축장이 되어 버린 게임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토 문제 해결을 위해 '게진법 개정안'을 통해 아예 법적으로 오토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오토 사이트들을 차단시키며서 제작/유통을 근절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게임사는 민사소송까지 준비하며 오토 척결을 위한 칼을 뽑아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심각한 오토의 문제점들. 이미 오토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은 시작되었다 ]



이렇게 게임사에서는 각종 수단을 동원해서 오토를 막겠다고 하고 있지만, 현실을 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오토는 돌아가고 있고, 오토가 발전해 가면서 유저들은 바로 옆에서 사냥 중인 캐릭터가 오토인지 사람인지도 구분하기도 힘든 지경입니다. 수십, 수백억을 쏟아 부어 만든 게임이 인기 좀 있다고 하면, 어느 순간 오토반 유저반 게임이 되기도 하고, 게임사 입장에서는 오토를 다 잡자니 매출에 타격이 생길까 조심스럽고, 확실하게 다 잡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웃고 있는 사람은 누굴까요? 안면 몰수,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오토 돌리면서 재미 좀 봤다는 유저일까요? 아닙니다. 결국 재미 봤다는 사람은 오토를 만들어 판매한 돈으로 배 두드리고 있는 그 양반들일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것도 아이디어 산업이라고 자기네 제품이 더 좋다며 광고가 끊이질 않으니.. 이것 참 어쩌다 이 지경까지 흘러 왔을까요.



[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수많은 오토 광고들 ]




■ 오토는 과연 어떻게 동작하나?



여기에서 오토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잠깐 알아보겠습니다.


오토는 게임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분석 단계'와 그 결과에 따라 지정된 행동을 실행하는 '입력 단계'로 나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분석 단계와 입력 단계가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지냐에 따라서 오토의 특징이 나뉘게 됩니다.


분석 단계는 크게 서버에서 보내주는 패킷을 분석해서 게임정보를 파악하는 방법과 그래픽 카드에서 모니터에 뿌려주는 화면을 스캔해 변경되는 정보를 분석하는 방법이 사용됩니다.


초기에는 패킷 분석이 많이 사용되었지만, 패킷 분석을 위해서는 해킹과 유사한 형태로 게임 클라이언트 구조를 파악해야 하며, 패치를 통해 클라이언트가 변경되거나 게임사에서 패킷을 암호화하면 매번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재분석 과정이 수반되야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 편입니다.


또 다른 방법인 화면 스캔 방식은 그래픽카드에서 모니터로 보내는 신호를 저장해가며 변경되는 신호값을 분석해 게임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캐릭터의 HP 상황을 보여 주는 인터페이스 부분에서 HP 80% 위치를 확인점으로 설정해 놓았다면 화면 스캔으로 확인점에 들어오는 색상신호가 녹색이면 HP가 충분한 상태로 판별하여 물약을 사용하지 않고, 검정색이면 HP가 감소된 상태로 판별하여 물약을 사용하게 되는 형식입니다.



[ 화면 스캔방식으로 물약 사용 여부를 체크하는 방법 예시 ]



화면 스캔 방식은 게임 클라이언트와는 관계 없는 형태로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게임의 UI가 대폭 변경되지 않는 한,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나 패킷 암호화 등에 간섭을 받지 않습니다. 초기의 오토들은 게임 해상도가 바뀌면 화면 스캔 시 확인점의 위치가 변경되어 정상적으로 기능이 동작하지 않기도 했었지만, 최근 오토들은 게임이 지원하는 모든 해상도를 지원하며, UI 변경까지도 지원하는 등 그야말로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입력 단계는 크게 소프트웨어 방식과 하드웨어 방식으로 나뉘며 그 안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윈도우가 제공하는 범위 내에서 가상의 키보드, 마우스 입력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후킹 방식은 nProtect, 핵실드, 게임가드 등의 보안프로그램에서 99%이상 막히게 됩니다.


이 후에는 보안 프로그램을 뚫기 위해 보안 프로그램과 같이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이용해 커널 레벨(Ring0)의 권한으로 드라이버 단에서 입력 신호를 만들어내거나, 하드웨어 입력포트에 소프트웨어적으로 입력 인터럽트를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오토가 동작하게 됩니다. 조금 전문적인 영역의 이야기지만, 간단히 말해 동작 방식에 따라 미세한 차이로 인해 보안 프로그램에 의해 막히고 뚫리는 것이 반복되는 형태의 소프트웨어 오토입니다. 지금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오토에서도 사용한다는 최신 SSDT 후킹 개요.. 이해 불가 -_-;; ]



마지막으로 실제로 하드웨어를 장착하여 실제 마우스나 키보드처럼 외부에서 입력을 만들어내는 형태입니다. 이 경우 소프트웨어가 동작하지 않고 외부에서 신호가 들어오는 형식이기 때문에 완벽한 차단은 힘든 편입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오토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밀한 조작은 힘든 편입니다.


최근 오토들을 보면 USB 스틱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이들 중 대부분은 완벽한 하드웨어 오토가 아닙니다. USB 스틱으로 오토 유료 사용자 여부를 인증한다거나, 실제로 USB스틱이 외부 키보드나 마우스로 인식되더라도 실제로 키보드 마우스 입출력은 프로그램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되는 형태가 많습니다.



[ 대부분의 USB오토는 소프트웨어 오토, USB장치는 단순 인증 장치로 사용된다. ]




게임에 기생해서 기형적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오토도 참 치열하게 발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오토가 없으면 망한 게임’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려 오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 오토의 역할을 대신하는(?) 컨텐츠로 오토의 영역을 게임 자체가 가져가는 독특한 사례가 있습니다. 자 알아보죠.



■ 태초에 게임이 있어 물약 먹기가 귀찮았으니 오토가 있으라..



먼 옛날 리니지 초창기 시절, 물약을 먹는 것이 컨트롤이던 그 때를 생각해 봅시다. 물약 단축키를 누르는 것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던 그 시절, 조금 더 편하게 물약을 먹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 이 시절에는 물약 누르는 것도 컨트롤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귀찮았는데.. ]



지금 와서는 그 시초가 누구였는지 알 수 없지만, 물약 단축키를 직접 누르지 않아도 알아서 물약 단축키가 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구가 시작됐고, 그렇게 오토의 시초가 되는 '자동 물약 먹기 프로그램'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게임 서버에서 보내 주는 정보를 분석해서, 캐릭터의 HP가 감소했다면 자동으로 물약 단축키를 누르는, 마치 매크로 프로그램과 유사한 형태의 오토가 등장한 것입니다.


게임 개발사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자동 물약 먹기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서 nProtect, 게임가드, 핵실드와 같은 보안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패킷을 암호화하는 등의 조치로 오토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자동 물약 먹기 프로그램을 막아 내기 시작합니다.


초기의 오토가 막히면서 위에서 소개한 것 처럼 오토 또한 점점 발전하게 되었고, 현재는 게임사와 오토가 막고 막히는 것을 반복하는 형태가 되고 있습니다. 좀 더 편하게 물약을 먹고 싶다에서 시작된 오토와 게임사의 대결 구도(?)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캐릭터의 HP 자동 회복 기능은 오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효율만을 따진다면 참으로 편리한 기능이니 여전히 오토를 찾는 유저도 줄어들지 않는 것이겠지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오토의 자동 회복 기능을 게임사에서 캐시아이템 형태로 판매했던 전례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자동 회복 캐시아이템이 판매된 게임은 몇몇개가 있었지만 그 중 중국 완미시공에서 개발하며 넷마블에서 서비스 중인 MMORPG 완미세계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완미세계에서는 ‘호신부’라는 독특한 아이템이 판매됩니다. HP나 MP가 소모되면 자동으로 HP, MP를 채워 주는 부적으로 캐시아이템 형태로 판매되는 아이템입니다. 지정된 충전량이 모두 소모될 때까지 자동 물약처럼 사용되는 기특한 아이템이죠.




[ 완미세계의 자동물약 시스템 ]



오토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한 가지를 게임 아이템으로 판매하고 있으니 오토 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기가 찰 노릇입니다. 그러나 유저들 입장에서는 정당하게 게임에서 인정하고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걸리면 계정블럭이라는 폭탄을 짊어지고 오토를 사용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죠. 오토가 빼내가는 돈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륙의 게임 정책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 오토를 돌리는 이유 두 번째, 재료 아이템 파밍은 내 전문



최근 MMORPG에서 제작 시스템은 필수로 들어가는 컨텐츠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냥을 통해 얻은 재료들로 제작을 통해 완성품을 만들어 사용하는 이 시스템은 끊임 없는 재료 아이템 수요를 창출해 냈고,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 수요에 대한 대부분의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 오토인 것이 현실입니다.


게임마다 제작 시스템에는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주재료와 부재료의 혼합으로 완성품이 나오게 되는데, 주재료는 얻기 힘들고 높은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이를 노리는 유저들이 많아 공급이 원활하고 거래도 활발한 편입니다. 그러나 부재료들은 얻는 방법은 어렵지 않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 꾸준하게 사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루한 반복 작업에 유리한 오토 또는 작업장 세력이 시장을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MMORPG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도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저급 재료 아이템들의 경매장 시세를 결정하고 있는 것은 이 오토들 세력입니다. 오토 및 불법프로그램 단속으로 유명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도 이 정도 상황인데 다른 MMORPG들은 이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게임 초반에는 저급 재료 아이템의 공급과 수요가 평행선을 이루지만 신규 유저가 줄어들고 고레벨 위주로 게임이 흐르게 되면 공급 부족, 수요 증가 현상이 심화되고 게임 내 화폐의 가치는 낮아지면서 기초 재료 아이템의 시세는 폭등하게 됩니다. 필요는 하지만 내 시간을 투자해서 얻으러 다니기에는 비효율적이며, 누군가는 재료를 공급해줘야 하는 상황이 오토를 불러모으고 있는 셈이죠. 이런 상황이 되면 재료 아이템 공급이 오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게임 내 경제 기반 자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 실제로 WOW 경매장에 올라오는 수많은 기초재료 아이템들은 오토들의 작품입니다. ]




위에서도 이야기했던 완미세계에서는 부재료 아이템들을 캐시아이템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게임 컨텐츠를 게임사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점이 문제 소지가 될 법도 하지만, 유저들은 반발하기 보다는 오히려 반기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재료 수집에 지루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 보다는 약간의 돈을 지불하더라도 빨리 구하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심리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캐시아이템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재료들이 오토들이 만들어가는 시세 보다 저렴하다면 유저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득인 셈이죠.


그렇다고 재료 아이템을 수집하는 오토들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무분별한 오토들의 담합으로 말도 안되는 시장가를 형성하는 것은 원천봉쇄됩니다. 게임사가 오토의 영역을 잡아먹는 또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 오토들의 주 수입원이 되는 재료아이템을 게임에서 직접 판매했던 완미세계 ]





■ 오토 사서 쓰지 마세요. 캐시템으로 지원해 드립니다.



사실 자동 물약이나 재료 아이템들을 판매한다고 해도 오토는 여전히 돌아갑니다. 이런 방법으로 오토의 입지가 줄어들기야 하겠지만 MMORPG의 본질인 몬스터 사냥에서는 오토를 따라갈 여지가 없기 때문이죠. 아쉽지만 오토가 끼어들지 못할 정도로 사냥에 특화된 MMORPG는 그렇게 많지 않으며, 실제로 대부분의 MMORPG에서 몬스터 사냥은 몇 개의 단축키만 누르면 되는 지루한 사냥이 반복되는 형태가 많습니다.


확실히 대륙의 발상은 기존의 상식을 깨는 비범함(?)이 엿보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자동 물약, 제작 재료 아이템 판매 등 오토가 재미 보는 곳을 게임사가 침범(?)하는 사례 또한 심상치 않은 발상인데, 이 정도는 우습다고 할만한 대범한 시스템을 선보이니, 그것은 바로 ‘캐시아이템 오토’입니다.


지루한 사냥 때문에 오토가 들어선다면, 차라리 게임사가 자동 사냥 시스템을 지원해주겠다는 취지에서 등장한 이 시스템은 파격적이다 못해 당황스럽습니다. 도대체 이 시스템이 도입된 게임이 어떤 게임일까요? 그 주인공은 위에서 소개한 완미세계를 개발한 중국 완미시공의 게임으로, 국내에는 SBSi가 퍼블리싱하며 얼마전 FGT테스트를 마치고 곧 1차 CBT를 앞두고 있는 ‘무림외전’입니다.


무림외전에서 선보이는 자동사냥 시스템은 캐시아이템으로 판매되는 ‘청신부’ 시스템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오픈베타테스트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식서비스가 시작되면 캐시아이템 상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사냥 부적인 청신부를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무림외전의 자동 사냥 시스템. 청신부 ]



한번 사용하면 7일간 사용할 수 있는 이 부적은 물약, 스킬, 아이템 획득, 펫 오토까지 간단한 설정만으로 자동 사냥을 가능하게 하는 캐시아이템입니다. 언제 HP, MP 물약을 먹을지, 각각의 스킬 시전 시간은 어떻게 구성할지, 아이템은 전부 획득할지, 또는 지정한 몇몇개 아이템만 획득할지 등 자동사냥에 필요한 자세한 옵션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오토의 경우 게임을 실행시키고 오토를 실행해 놓으면 다른 작업을 할 수 없습니다. 모니터에 표시되는 게임 화면을 스캔해서 마우스 포인트와 키보드가 자동으로 동작하며 오토가 돌아가기 때문에, 게임 창을 내린다거나 알트탭으로 다른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무림외전의 청신부는 게임 내 시스템이기 때문에 설정 완료 후, 자동 사냥을 시작해 놓으면 게임을 종료하거나 PC의 전원을 내리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사냥을 하게 됩니다. 사냥터에 캐릭터를 옮겨놓고 자동 사냥 시작 버튼만 눌러놓으면 그 이후로는 인터넷을 할 수도 있고, 동영상을 볼 수도 있고, 심지어 다른 게임도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무림외전에서는 완미세계의 ‘호신부’와 유사한 지정된 용량을 가지는 HP, MP 회복 물약까지 캐시아이템으로 제공되며, 맵에서 지정된 위치를 클릭하거나 NPC 이름을 클릭해서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유저 편의의 극을 보여 주는 게임이랄까요? 정말 최소한의 클릭만으로 캐릭터가 알아서 이동하고 알아서 사냥하는 게임입니다.


그럼 동영상으로 확인해보죠. 그 청신부라는 캐시아이템 오토를..






■ 자동사냥 캐시아이템의 등장,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닐 것이다.



오토를 없애기 위해 법정 싸움까지 일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 게임 자체에서 지원하는 자동사냥 시스템은 충격적입니다. 사실 컴퓨터가 알아서 유저 몫까지 플레이 해주는 게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의 경우 자신의 역할을 컴퓨터에게 넘기고 진행되는 상황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MMORPG에서 자동 사냥을 이렇게 대놓고 제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자동 물약, 제작 재료 판매, 그리고 이제는 자동 사냥까지 게임 내 컨텐츠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인데, 어쩌면 MMORPG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 육성에 대한 부분도 캐시아이템으로 판매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MMORPG를 더 이상 RPG라고 부르기도 어색해지는 것인가요? 그러나 한 번 만레벨을 달성하며 육성 컨텐츠를 경험했던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만레벨 캐릭터라는 캐시아이템은 유저들의 지루한 시간을 줄여준다는 명목으로 판매될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게임을 즐기는데 사람이 아닌 자동시스템이 게임을 돌리는 모습이 결코 정상적인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자동사냥 캐시아이템 또한 게임의 본질을 생각하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컨텐츠임은 분명합니다. 게임사가 게임에 기생하며 기형적인 이득을 노리는 오토를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자동사냥 캐시아이템이 과연 게임에 더 많은 재미를 줄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오토가 게임에 나쁘고 오토는 없어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오토가 들어설 수 없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지만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부가적인 많은 수단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오토에 대처하는 독특한 사례로 중국 게임사의 '자동사냥 캐시아이템'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까지 써야 할 정도로 오토의 영향력이 크다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Inven Ntter - 공민환 기자
(Ntter@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