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09-03-24 15:32
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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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게임! 데몬즈 소울 리뷰

이동원(niimo@inven.co.kr)
블로그 '안경매니아의 평행세계 (http://blog.naver.com/illexiss)'에 올라온 발렌타인 님의 '데몬즈 소울(Demon's Souls)'의 리뷰를 저자와 협의를 거쳐 소개해 드립니다. 원문이 전달하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최소한의 수정만 하였습니다.




우하하... 플스 3로 제대로 된 물건 하나 건졌습니다.
아이디어가 참 재밌는 게임이네요. 중독성이 아주 쩝니다, 쩔어.
하도 입이 근질거려 수다 좀 떨게요.




먼저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란 인간은 참으로 지독한 컨트롤치 임을 먼저 밝힙니다.
구제불능 화려무쌍한 발컨의 전력 :
...다 늘어놓아 봐야 입만 아프고 대표로 딱 하나만.
몬스터 헌터 G...플2판 촌장 퀘 레벨 5 도달하는데 한 2년?..;;; - 3-


- 사진 출처 루리웹 정게 -

- 표지의 음침한 분위기를 한방에 정화시켜주는 정발판의 앙증맞은 분홍별 마크;; -
한글화를 강조하고픈 마음은 이해하지만...- ㅂ -



최근에, 그러니까 2월 말에 데몬즈 소울 이라는 새 게임이 나왔습니다.
딱 보기에 오블리비언 같이 생겼어요. 거기다 한글이래요.
저 이거 일찌감치 찍어놨었어요.
오블리비언이 무지하게 취향에 맞았기 때문에 영어로만 나와도 사려고 했거든요.
근데 소문에 허벌나게 어렵대요. 패미통 리뷰어가 점수를 그지발싸개 같이 주면서 막 투덜거려요.
이 게임 좋아하는 사람은 <매저키스트> 일거라고.
걱정이 되더라구요? 나는 게임 편식쟁이인 라이트 유전데.
나 같은 손가락치는 오프닝만 보곤 손가락만 빨게 되는게 아닐까?
그래도...분위기가 맘에 들어 제 감을 믿기로 했어요.
두어달 전에 이미 단골 가게에 구두예약 해놨는데 지레 겁 먹고 취소하기도 뭐하고.
결과는.......킹왕짱 대박이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욜랭 어려워 환장해 디지겠는데 넘흐 재밌는거있죠.
취소 안하길 잘했지요....근데 난 매저키스트가 아닌데??? ㅇㅅㅇ


어떤 게임인데 제가 흥분해서 이러구 있느냐...
이 밑의 줄 부터는 가급적이면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삘로 읽~어~보아요.



- 호러물은 싫어해도 중세 갑옷 간지는 좋아합니다. ;ㅂ; -


제가 희망을 걸었던게...이 게임이 쟝르가 RPG 라는 거 였어요.
액션 RPG 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더 잘됐죠. 전 사실 파판 빼고는 턴 RPG를 싫어하거든요.
RPG 라는건 원래 노가다가 깡패잖아요.
저는 원래 노가다 자체는 지루해서 질색이지만...턴제가 아니라 실시간 액션이라니까...
암튼 극초반 부터 어려우면 처음엔 마을 주변 근처에서
안전하게 빙글빙글 돌며 노가다 하면 될거라고 생각했어요.
보통, RPG에선 주인공이 전투를 치를 때 마다 경험치가 축척되어 캐릭터의 스탯이 레벨 업 되지요?
제일 하수인 레벨 1 짜리 잡몹이나 때려잡고 있으면 주인공이 처음보단 강해질거 같죠?



...안 쎄져요. OTL


전투 횟수가 쌓여도 캐릭터 레벨 업이 전.혀. 안-되-요. -_ㅜ
잡몹이요? 시작하자 마자 맨 처음 만나는 잡몹부터가 긴장 풀었다간 아차 순간에 디-져-요. ㄱ-
잡몹이 셋만 모이면 걸음아 나 살려라~도망가야 되요.
허접한 몬스터나 멍청한 좀비 따윈 이 동네에선 취급 안해요.
비틀비틀하던 좀비가 갑자기 원피스의 스릴러 바크 좀비들 저리가라로 점프력 자랑을 해요.
언데드 해골 병사가 북경 기예단 저리 가라로 텀블링 곡예를 넘어요.



- 초반에 잡몹을 이렇게 만났다간 신컨이 아닌 한 사망 확정 -


그래도 RPG인데 캐릭터 렙업이 안되면 몹들이 떨구는 아이템이나 떨거지 장비들을 열심히 주워 모아
마을 상인한테 팔아서 티끌모아 태산, 돈 빨로 밀어 붙이면 될거같죠..?


아이템 못 팔아요......T ^ T


아이템이건 장비건 내가 사기만 할수 있고
내가 가진 아이템은 써 버리거나 내 버리거나 둘 중 하나에요.
아이템을 마을 사람에게 맡길 수는 있어요. 그럼 뭐해요...그거 팔수가 없으니 돈도 안되는데.
애초에 이 게임은 <돈>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왜냐면 멸망해버린 유령도시 거든요.
아 참, 그리고 저도 유령이에요. -_ㅜ
시작하자마자 웬 뚱땡이 한테 처 맞고 죽어버려서 내내 유령으로 돌아다녔어요.
유령은 HP가 살아있을 때의 절반이에요. 한대만 잘못 맞아도 걍 죽어버려요. -_ㅜ
유령인 것도 서러운데 유령 상태에서 또 죽다니!!


그럼 돈 역활을 대신하는게 뭐냐면...바로 소울(영혼)이랍니다.
몹을 죽이면 갸들의 소울이 나 한테 흘러 들어와요. 소울로 아이템도 사고 장비도 사고 수리도 하거든요.
그럼 그 소울로 더 성능 좋은 장비 사서 덧붙이면 좀 편해질거 같죠?


레벨 업 안하면 어차피 착용 못해요. ㅇ<-<




- 체력 안 키우면 아무리 좋은 장비도 그림의 떡 -


근데 캐릭터 렙업이 애초에 안되잖아!! 우짜라꼬!!!! ㅠ ㅁ ㅠ
그렇게 주인공의 스탯을 전혀 못 올리는 대신, 악에 받쳐 욕하던 플레이어가 렙업이 되요...-_-;
캐릭터의 경험치가 쌓이는게 아니라 플레이어의 손꾸락 경험이 쌓여서...
결국 몹들의 패턴을 다 외우게 된답니다.
그럼 역시 자꾸자꾸 죽어서 전투 경험이 많아지면
내가 콘트롤에 익숙해지니까 무작정 쉬워질거 같죠?


죽을수록 적들이 더 강해져요...ㅇ)-(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냐...ㄱ-; 제작진...
근데, 사실은 캐릭터의 스탯 업이 안되는 건 게임의 극초반부 뿐 이에요.
첫번째 보스(데몬) 깨면 그때부터는 벌어놓은 소울로 캐릭터의 스탯을 입맛대로 키울수 있거든요.
그럼 첫판 보스까지 소울을 하나도 안 쓰고 모아놨다 첫판 보스 죽인 후 한꺼번에 왕창 레벨 업 시키면 될거 같죠..?


...죽으면 먹었던 소울 다 달아나요. OTL


게다가 장소가 처음 스타트 하는 원위치로 돌아와 다시 시작이에요.
어비스로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죽을 때 마다 루크네 저택으로 다시 돌아와서 또 떠나는 셈이죠.
중간 세이브 포인트? 그딴 거 없어요. -_-;
그냥 디아블로처럼 아무데서나 게임을 끝내고 나가면 그게 오토 세이브에요.
물론 어디서 끝내건 시작은 역시나 루크네 저택...캘록...



- 내가 어디서 죽었더라...?;;ㅁ; 길치에 건망증까지 겹치면 안구크리 -


그렇지만 내가 죽었던 장소에 가서 시체를 찾으면 모아놨던 소울을 되찾을 수 있어요.
디아블로에서 시체 찾으면 다시 돈 줍는 거랑 똑같은 시스템이죠.
그럼 언제나 시체만 되찾으면 별 문제 없겠다구요?


...한참 돌아댕기다 죽었더니 내가 어디서 죽었는지 기억이 안나요...ㅠ 0 ㅠ


오르락 내리락 넓디넓은 거대 에어리어가 평면도 아니고 수직상하로 구조가 복합적인데다
루트가 어디로 가라고 정해진 것도 아니고 플레이어가 댕기기 나름이라서...
그럼 지도 보고 체크해서 참고하면 된다구요?


이 게임, 월드 맵 지도나 미니 맵 따윈 존재하지 않아요. ㅇ)-(


그냥 필드 전체가 통짜로 몽-땅 던젼이에요. 지도? 그게 뭔데요..우걱우걱...
다행히 죽고 죽고 또 죽기 때문에 길은 절로 외워져요. -_ㅜ
허구헌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데 그 어떤 길치라도 그렇게 죽다보면,
3차원 투시도로 보물 위치, 함정 위치, 적들의 매복지점 xy 좌표까지 줄줄이 입력되기 마련이에요.
이쯤되면 겉으로는 다크 액션 판타지 쟝르를 표방한 이 게임의 숨겨진 본질을 깨닫는답니다.
이 게임의 진정한 쟝르는 반복적 학습을 통한 플레이어의 길치 눈치 코치 손가락치 개선 교육용 게임이었던것이었던것이었...



- 아악...;ㅁ; 저 아래 내 몸이 있는데 성벽 아래로 뛰어 내렸다간 그대로 또 사망이고...-


겨우 겨우 내 시체를 찾았어요. 저어기 10M 앞에 내 핏자국이 보이네요.
흥분해서 뛰어가다가 그만 계단에서 삐긋 발을 헛딛었어요. 떨어져 허망하게 죽었어요.
1시간 동안 모은 소울이 산화되어 영-원-히 사라졌어요...-_ㅜ
다시 죽더라도 시체는 되찾고 죽어야지
시체한테 가던 도중에 또 죽으면 먼저 시체는 소멸되기 때문에 도루묵이랍니다... ㅠ ㅁ ㅠ
그럼 게임하는 동안 찔끔찔끔 종료하고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해놨다
두번째 죽었을 때 죽기 직전 오토 세이브다시 로드해 들어오면 될거 같죠?


죽는 순간 자동으로 세이브 갱신크리... ㅇ<-<


세이브 데이터를 오블리비언 처럼 순차적으로 여러개 만들어 놓으면 되지 않냐구요? - ㅁ -a
캐릭터 하나당 무조건 하나만 생성되걸랑요... ㅇ<-<
...그럼 애초에 난이도를 EASY로 낮춰서 하면 이 고생 덜 할거 아니냐구요?


난이도 선택 자체가 아예 없어요. ㅇ)-(


웅와~~완전 시대를 역행하는 만행이지 뭐에요. = ㅁ =
요즘 같이, 게임이 게이머의 비위를 맞춰 제작되는 유저 편리성 우선 시대에 난이도 선택이 없다니! =ㅁ=^
이 무슨 제작진의 똥베짱!!! 그러니 패미통 리뷰진이 불친절한 게임이라고 점수를 막 깎았지!
이쯤되면 유저들이 막 짜증내며 집어던질 거 같죠?
...그런데 놀랍게도 별로 그렇지가 않아요. 뭐랄까요, 어떤 유저분 말씀마따나,
화가 나도 내 형편없는 컨트롤 실력에 화가 나지. 게임 자체엔 울화가 치밀지 않거든요.
게다가 웬지 다음번엔 성공할거 같고...-_-; 그래서 한번 더, 으악! 한번만 더..에잇! 한번만 더....꽤액!! ...이렇게 된답니다.



- 암흑크리...바로 옆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호러 -


이건 뭐 계단 아래 뭐가 있는지, 문 안에 누가 있을지...건물 내부는 어둠컴컴인데다
잡몹들이 매복 정도는 일상으로 하고 있는, 한걸음 한걸음마다 귀를 기울이며
쫄면서 진행해야 하는 게임, 데몬즈 소울.
저 원래 무서운 게임, 딱 질색이거든요. ;ㅁ;
호러 삘 팍팍 나면 만화고 영화고 게임이고 쳐다도 안보거든요?


이 게임이 만약 오프라인 모드가 전부였다면 정말 외롭고 무서웠을 거에요.
포기하는 사람도 열두배로 많았을거고.
아아...그러나, 데몬즈 소울의 진가는 온라인 모드에서 400% 발휘되는 시스템이었던 것입니다.



- 아이고오~무서운건 딱 질색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온라인 게임 모드를 싫어한답니다.
애초에 콘솔 게임 하는 이유가 혼자 느긋하고 여유롭게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플삼 게임으로 온라인 들어가 본건 리틀 빅 플레이어가 유일했어요.
그나마 유저들이 만든 맵 설렁설렁 구경하려고 간건데
가끔 어딘가의 유저가 내가 있는 곳에 흘러 들어올 때 마다 급 당황...;;;
아놔...난 헤드 셋도 없고 플스용 자판도 없는데!!! 말도 못 하고 글도 못 쓰고..
가!! 제발, 다른데로 가!! ㅠ ㅁ ㅠ


차세대 콘솔은 이제 웬간하면 온라인 멀티코옵(협동) 모드 없는 게임이 더 드물 지경이죠.
하지만 주로 피곤해서 쓰러지기 직전에 불면증을 떨쳐내고 잠들기 위해 거치용 게임을 하는 저 로선
온라인은 있어봐야 개발에 편자.
헌데 데몬즈 소울은 특이하게도 아예 오프라인/온라인 구별이 없더란 말이죠.
귀찮게 따로 로그인해서 서버 들어가고 접속이고 자시고가 없이,
그저 랜선이 꼽혀있고 공유기가 켜져 있으면 막바로 온라인,
꺼져 있으면 그대로 오프라인 이더란 말입니다.


이런 온라인 모드라면 나 처럼 혼자하길 즐기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없는 것이,
내가 오프에서 혼자 싱글로 할 때랑 전혀 다를게 없으니,
싱글 모드의 장점과 멀티 모드의 장점을 고루 끌어다 반반씩 갖췄다 하겠습니다.



- 오블리비언엔 없으나 데몬즈엔 있는 것, 그것은 포스가 쩌는 거대한 보스들 -





<< 데몬즈 소울만의 유니크한 매력- 혈흔 시스템 >>




한 걸음 내딛은 바닥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위에서 뭐가 떨어지지 않을까...옆에서 무시무시한 것이 튀어 나오지 않을까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가는 긴장감...
툭!하면 죽고, 억!해도 죽는데도 지도 한장 없는 불친절한 게임, 데몬즈 소울.
그야말로 공략의 필요성이 절실하지요.
그런데 만약 공략본을 찾아 뒤져가며 해봐요. 아무래도 게임하는 재미가 뚝! 떨어지겠죠.
역시 던젼은 몸소 탐험해야 제맛 아니겠습니까?

데몬즈 소울의 멀티 모드는 놀랍게도 자기가 직접 던젼을 개척해 가면서도
마치 공략본을 참고하며 가는 듯한 양자 모두의 느낌

동시에 체험 하게끔 해줍니다. 어떻게 그게...가능하냐구요?


제가 말이죠, 스타트는 자연스럽게 별 생각없이 오프라인으로 플레이 했었어요.
그런데 잠깐 껐다 두번째 다시 들어올 땐, 저쪽 컴퓨터가 있던 방의 메인 스위치가 올려져 있었나 봐요.
그러니까 자동으로 멀티 모드가 됐는데...
아, 글쎄...좀 전에 있던 같은 곳인데 사방이 핏자국으로 얼룩져 있더란 말이죠. ㅇ 0ㅇ;
현재 플레이 중인 어딘가의 다른 유저들이 비명횡사하고는 쏟은 들이
비둘기 새똥 마냥 바닥 천지
더란 말입니다.
우와...!! 처음부터 다들 많이들 죽었구나!!! ㅇㅂㅇ /
갑자기 허리케인이 되어 가슴에 휘몰아치는 동병상련의 애틋한 유대감...ㅠ ㅂ ㅠ
발컨인 나만 혼자 지지리 못해서 죽고 죽고 또 죽은게 아니었어!!!!! ;ㅂ;




남의 혈흔으로 만져보면...
그 사람이 죽었던 당시의 모습(죽기 바로 직전 3~5초간의 영상)이 홀로그램 처럼 재생되는데...
이 영상은 적의 모습은 안 보이고 오로지 죽은 당사자(사람or유령) 보이기 때문에
제 3자가 구경하기엔 무성영화 원맨쇼가 따로 없어요. - 3-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다 뒤에 있는 모닥불을 밟더니
발에 불 붙었다고 깡총깡총 토끼춤 추다 맞아 죽은 유저... ㄱ-;

대체 뭐가 쫒아오는 건지 미친듯이 뒤도 안 돌아보고 전력질주 하더니만
그대로 낭떠러지로 힘차게 다이빙 해버린 논개 유저...- ㅂ -

드래곤 부부 한쌍이 노니는 정원 한 가운데 보물 있는 곳으로 간도 크게 살금살금 접근하더니
추정컨대 그대로 그 자리에서 브레스에 홀랑 타 죽은 용자. ㅋㅋㅋㅋ...당신, 진짜 용감하다...ㅠㅠㅠㅠ

가만, 내가 이러구 킥킥거리는 사이 어딘가의 누구는-
내가 꼴 사납게 죽었던 영상을 보고는, " 쟨 왜 저런대니..ㅋㅋㅋ" 이러면서 웃었을게 아닌가...ㅇ<-< ;;
난 몹들을 뒤로 몰아 벼랑 아래 떨군답시고 신나게 펜싱질 하며 몰다
관성으로 반발자국 더 딛는 바람에 함께 추락해 죽었었는데. -_-;
더 한심한 건, 남이 죽는 모습 넋 놓고 바라보다 기습을 당해 죽은 적도 여러번이라는...;;


물론, 누가~누가 더 해괴하게 죽었나..콘테스트를 감상하고 즐기라는게 이 혈흔의 주-목적은 아니죠.
혈흔의 1차 목적은 먼저 지나갔던 사람이 이 장소에서 어떻게 죽었나-를 유추
앞에 있는 위험을 피해가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위에 언급했듯, 영상에 죽은 사람만 나오지 적이나 함정의 모습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 독특한 추리유발 시스템은 멀티모드로 플레이하는 모든 유저를 데몬 탐정 김전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플레이 하는 중의 어딘가의 유저들이
내 세계에서는 반투명한 모습으로 왔다리 갔다리 하는게 보인답니다.
물론 제 모습도 다른 이들의 TV 화면에 같은 시각, 희끄므레한 유령으로 비치고 있겠죠.



온라인 MMORPG의 인구폭발 와글와글 부산한 분위기를 제가 싫어하는데,
소리가 제거된, 홀로그램 같이 뿌옇고 투명한 유령들이라
고즈넉한 나 홀로 싱글 플레이 적막감을 깨지 않으면서도
(이 게임은 필드상의 배경 음악이 전혀 없습니다.
발소리라던가...희미한 소리에 귀를 바짝 기울여야 하거든요.)

묘하게 플레이어의 고독감을 달래 준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 나는 혼자가 아냐! 저 사람도 지금 내가 있는 바로 이곳에서 싸우고 있잖아!
힘내자!! 당신도 견뎠으니 나도 버틸수 있어! 이런 느낌...?
맙소사...유령들이 눈에 띌 때마다 안도감이 들다니!
살다살다 유령을 보고 안심하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 유저가 직접 필드에 적는 실시간 공략본-다잉 메세지 >>



추리소설에서 죽어가던 사람이 혼신의 힘을 다해
자기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 단서를 알리려는 걸 다잉 메시지라고 하죠.
혈흔은 죽을 때만 남기는게 아닙니다.
자신의 피를 찍어 바닥에 다른 유저들에게 남기는 경고문을 쓸수 있어요.



- 어두운건 질색인데...메시지 읽다보면 무서움은 절로 퇴치...^^ -


공략본? 필요 없어요! 맵 전체가 바로 실시간으로 작성되는 살아있는 공략본인걸요!!
메시지는 남겨진지 오래된 순서대로 일정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므로
끊임없이 업데이트
되는 현장 공략본인 셈입니다.


데몬즈 소울은 일본 게임이지만 북미식 RPG를 표방해 자유도가 높은 편이라
어디로 가야 될지 순서대로 길이 정해진 게임이 아니랍니다.
유저들이 생각해야만 하는 건 단 하나에요. 어떡하면 가장, 덜-죽고 갈수 있을 것인가. ^^;
그런데 잡몹 하나-하나가, 다른 RPG의 웬간한 보스급에 맞먹어 버리면,
여러 방면의 길이 나올 때마다 심각한 고뇌에 빠집니다.
만약 A쪽 루트로 갔다가 강적을 떼거리로 만나 5초만에 죽었다고 해봐요.
담번에 시체를 찾으려면 그 장소를 또 가야 되는데,
죽기 전에 과연 거기서 내 시체를 되찾아 튈수 있을까?

이렇게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아래냐 위냐, 선택의 기로에서 머리 싸매고 있을때,
저어기 왼쪽 루트 앞에 혈흔 메시지가 보이는 겁니다.



흑흑~~고마워염!!! ;ㅂ;;ㅂ;;ㅂ; 이 길은 나중에 가도 되겠구나!


때문에 처음 발 딛는 모르는 장소면 무조건, 누군가 써 놓은 메시지는 없나 두리번 두리번 찾게 됩니다.
안 그랬다면 저 같은 초짜가 저 벽을 때려 부수면 뒤에 비밀통로라던지...
저 안의 보스는 불 없으면 새 된다던지...어찌 알았겠어요. ;ㅂ;
자, 이제 왜 지도가 없어도 되는지 알았겠죠?
지도가 없는 편이 더 스릴있고 유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서로간에 상부상조 노력할테니까요.
흐음, 그럼 사람들이 다 까발려 놓을텐데 메세지 대로만 행동하면
난이도가 하락해서 게임이 싱거워질거 같죠?


모든 게이머들이 다 그렇게 착할거라 생각한다면 당신,
너무 순진한거에요.




- 이 인간들이 구라를 친단 말입니다아아아!!! = ㅁ =^ -


구라 메시지에 당해서 목숨을 날려본 사람은 이제 메시지를 볼 때마다 의심부터 하게 되요.
참말이냐 뻥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___ -a
그래서, 제작사에선 그런 일을 방지하고자 메시지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놨답니다.
자기에게 도움이 됐다 싶은 메시지는 추천해서,
추천을 받으면 그 메시지를 쓴 유저에게 이득이 가게 해놨거든요.
제가 어딘가에 남긴 메시지에 누군가 추천을 하면, 메시지가 평가 받았습니다-라고 뜨면서
제 HP가 주욱~회복되는데 기분 좋던데요. =)
그래서 지나가다 보면, 제발 좋은 평가를 해달라고 점수 구걸하는 메시지들이 여기저기 많답니다.


" 님들하, 제발 점수 점...ㅠ 0 ㅠ "

아마, 약초는 똑 떨어졌고 돌아갈 길은 구만리인데...당장 HP가 간당간당한 상태인가 봐요.
아아...얼마나 급했으면...저런 글을 썼을꼬...눈물이...-_ㅜ
그럼, 길 가던 다른 유저들이 추천한 메시지들은 무조건 믿어도 될거 같죠?


사람의 오묘한 심리를 물로 보면 피 봐요...ㅇ<-<




- 구라 메시지에 추천을 던지는 인간들의 심리란..물귀신 모드? -


그래서 메시지가 눈에 띄면 근방에 혈흔이 없나 그거부터 살핀다니깐요.
" 산자는 거짓말을 해도 죽은 자는 구라 못 깐다. " ...가 데몬 탐정소의 금언입죠. - 3-



<< 인간의 심리를 꿰뚫은 성취감의 극대화 >>



이렇게, 메시지와 혈흔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첫판 보스를 깼습니다.
이 첫번째 보스라는게, 파판 7 이라면 맨 초장 마황로의 전갈 로봇이요,
어비스 라면 치글의 숲의 라이거 어미 격
인데,
제가 얼마 걸렸는지 아세요? ......6시간 이에요. OTL
막상 보스 자체는 한번에 성공했어요. 그 앞 까지 도달하는데 잡몹 한테 30번도 넘게 죽어서 그렇지.
만약 오프로만 계속 했다면 저 같은 사람은 20 시간도 넘게 120번 쯤 죽었을걸요? -_ㅜ
아아아아...유령 생활을 청산하고 인간으로 돌아오는 그 순간,
전기가 짜르르 감전된 듯한 그 성취감
이라니...!!! ;ㅂ;;ㅂ;;ㅂ;



아놔~게임하다 셔츠 뒤집어쓰고 마루를 질주하고 싶어진건 겜 인생 통털어 처음이라구요. T^T


무엇보다도 말이죠...






저는 말이죠, 위에도 밝혔다시피 노가다라는 걸 근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스토리상 자연스럽게 하는 전투 말고
일부러 레벨 업 하려고 반복 전투하는 그런 걸 굉장히 귀찮아해요.
만약, 이 게임이 처음부터 레벨업을 허용했다면, 어땠을까요?
나 같은 귀차니즘 중증 환자는 아마 두어시간 깔짝거리다 말았을거에요. 노가다에 질려서. -_-+


그런데 레벨 업이 가능한 환경 자체를 이렇게 힘들게 얻다 보니까...
단지 그것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
이...;ㅂ;
게다가 레벨 업 자체도 전투하면 경험치로 거저 쌓이는게 아니고
열심히 모아온 소울을 투자해서
고민하여 선택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내겐 너무나 소중한 소울이랄까...주식 투자하는 펀드 매니저의 기분이 됩니다.
이걸로 낡아진 장비 내구도도 수리하고, 화살이며 아이템도 사야되고, 무기도 더 강하게 개조하고 싶은데,
그걸 다 차치하고 스탯을 올리더라도, 과연 어떤 거에 투자할 것인가...
HP? 공격력? 방어력? 운? 지력? 마력? 스태미나...기타등등,
아니면, 새로운 마법이나 기적같은 스킬을 배워야 할까나...?
으아아아...부족해!!! 소울이 부족해!!!!! ;ㅁ; 이것도 소울! 저것도 소울!! 개나 소나 다 소울!!! ㅇ)-(


- 사진출처 : 프롬 소프트웨어 홈 페이지 / 2차 출처 : 나리디(naridy)님 -

- 멸망해 버린 왕국 인물들의 게임 내 일러스트들 분위기가 제 취향 -


그리하여,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소울의 노예가 된답니다.
낮이고 밤이고 자꾸만 생각나는 이 참을 수 없는 지독한 중독성...
소울에 홀려 정처없이 방황하는 이야기 속 인물들과 플레이어의 모습이 닮은 꼴이 되가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나 눈물겹게 고생하며 겨우 다시 찾은 육신, 이젠 쉽게 잃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한지 정확히 10분 만에,
지나가던 용가리가 무심코 뿜은 브레스에 개구리인 저는 허무하게 다시 유령이 되고 맙니다.
하하하..하하하하...;ㅂ; 인생 뭐 있나...ㄱ- (;;;담배)
......유령 상태가 차라리 속은 편하더군요. ㅠ ㅅ ㅠ 인간이 되니 새삼 죽는게 두려워져서
새로운 지역을 가보기가 영 껄끄러웠는데,
유령은 죽어도...ㅠㅠ 시체만 되찾을 수 있음 더 잃을 것도 없잖아요? 하하하하하...;;;ㅂ;





아직 지역색이랑 소환 개념은 말 꺼내지도 못했는데 스크롤 압박으로 인해
다음 포스트로 이어서 넘깁니다. 에구구~시스템이 맘에 들다 보니까 떠들고픈게 진짜 많네요.




※ 이어지는 내용은 발렌타인님의 블로그 '안경매니아의 평행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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