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주년을 맞이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하 라그)은 한국의 "1세대" 온라인 게임이다.


7년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그간 라그는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고, 잠시 주춤할 때도 있었다. 국내에서 유례없이 많은 해외 국가들에 진출하여 해외 서비스를 성공으로 이끌기도 했다.


7년 동안의 서비스를 이어오는 동안 여러가지 사건들을 모두 겪어봤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얼마전부터 리뉴얼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최근 선보이는 수많은 신작 온라인 게임들에 뒤지지 않는 기반을 갖추고 최신의 트렌드에 걸맞는 게임이 되기 위한 재도약을 준비중이다.




잠시,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연혁을 살펴보자.

2001. 11. 오픈 베타 서비스 실시
2001. 12. 2001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기게임상 수상
2002. 08. 국내 상용화 서비스 실시
2002. 02. 제 1회 라그나로크 페스티벌 개최
2002. 12. 제 2회 라그나로크 페스티벌 개최
2003. 12. 2003 대한민국 캐릭터 대상 캐릭터 우수상 수상
2003. 12. 2003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대상 문광부장관상 수상
2004. 04. TV 동경(Tokyo) 라그나로크 애니메이션 방영
2004. 07. 제 3회 라그나로크 페스티벌 및 제 1회 라그나로크 월드 챔피언십(RWC 2004) 개최
2004. 12. 2004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2005. 01. 라그나로크 애니메이션 ‘마법신화 라그나로크’ SBS 방영
2005. 07. 제 4회 라그나로크 페스티벌 개최
2005. 12. 2005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대상 기념패, 3년 연속 수출대상 수상
2006. 08. 그라비티 페스티벌 2006 개최
2007. 07. 그라비티 페스티벌 2007 및 제 2회 라그나로크 월드 챔피언십(RWC 2007) 개최
2007. 12. 2007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유공자포상 문화관광부장관 표창
2008. 10. 제 3회 라그나로크 월드 챔피언십(RWC 2008) ‘필리핀’ 개최




국내 게임 중 사실 라그나로크 온라인같은 게임은 그리 많지 않다.

긴 시간을 서비스해오면서도 사람들의 뇌리에 잊혀지지 않고, 또 아직도 다수가 즐기고 있는 게임은 손에 꼽힐 정도. 결국 이번 상용화 서비스 7주년은 그라비티에게 더욱 의미가 깊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어째 게임 내의 이벤트 말고는 행사 소식이 없다.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많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프라인 행사 등도 준비하고 싶었죠. 하지만 그런 이슈보다는 유저분들이 기다리고 있을 3-2차 직업을 먼저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바쁘게 이런 개발 일정들을 서두르다 보니 게임 내의 이벤트 외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네요."



▽ 라그나로크의 개발을 담당하는 홍상길 개발본부장





7년 동안 라그를 지켜 봐왔고 현재는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홍상길 본부장의 말이다.

최근 3-2차 직업을 빠른 시간에 선보이겠다는 목표 때문인지 바쁜 일정으로 다소 피곤한 듯 보였지만, 지난 라그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할 때만큼은 눈빛이 반짝거렸다.



"긴 시간 서비스를 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아요."



에피소드라.. 사실 기자는, 게임 패치에 불만을 품고 회사에 방문한 유저에 대한 이야기나, 포링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페스티벌 등의 행사에서 늘 포링모자를 즐겨 쓰고 나오는 유저에 대한 - 실제 있는지는 모르겠다; - 다소 코믹적이고 과격한 이야기가 흘러나올 것을 예상하였으나, 홍상길 본부장이 잠시 고민하다 꺼내놓은 이야기는 다소 의외였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 간담회 때의 일입니다. 한창 게임이 잘 나갈 때는 오히려 유저 분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어요. 당시는 라그가 상향곡선을 타다가 하향곡선으로 바뀌어진 시점이라 실제 유저 분들을 처음으로 만난다는 부담과 심리적인 압박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저는 왜 그 이전에도 이런 자리를 가지지 못했나 라는 생각에 많은 후회가 들더군요. 그 이후에도 간담회 같은 자리를 많이 가지려고 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홍상길 개발 본부장은 라그 초창기 때부터 늘 라그와 함께 해왔다고 했다.

라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은 목표와 꿈이 있지 않았을까.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가 현재 생각하는 라그의 잘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물어 보았다.



"내부적인 개발일정과 중요도보다 유저 분들과의 약속을 먼저 지키려고 노력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무작정 외적인 컨텐츠를 늘리는 것보다는 유저분들의 기대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유저 분들과 약속했던 호문클루스를 2005년도쯤 선보였었죠. 사실 유저분들이 어떻게 평가를 내려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당시 호문클루스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내부적으로는 리뉴얼 작업 이상의 노력이 들어가는 큰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일정에 쫓기면서도 유저분들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그 보람이 컸던 것 같네요."

"그간 서비스를 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유저 분들에게 중요한 이슈더라도 그 당시 저희 내부 개발자들의 관점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 부분이 좀 있었고, 그로 인해 약속했던 부분들이 뒤로 미뤄지거나 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 후에 그 잘못을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유저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이후였죠. 그것이 가장 반성되고 아쉬운 점이네요."








현재 라그는 전세계적으로 무려 66개국에 진출해있다.

보통 국내 온라인 게임이 해외시장을 공략할 때 주로 거치는 대만(홍콩), 일본, 중국, 태국을 시작으로 '저런 곳도 진출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소할 수도 있는 러시아, 쿠웨이트 등의 나라에도 빠짐없이 진출해있다.


이 중 37개국은 상용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고, 홍상길 개발본부장 스스로도 하루에 라그의 실행 파일을 수십개씩 만들어야할 정도로 다양한 국가들을 지원했다고 한다. 이후 노하우가 쌓인 뒤에는 좀 더 유연한 업무 처리를 통해 버전을 달리 관리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했다고.


라그가 해외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라그나로크의 해외 로컬라이징 성적을 보면서 다른 게임사에서 로컬라이징의 노하우에 대한 문의를 해올 정도로 기념비적인 성공을 거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인데, 국내에서 손꼽히는 장수게임이 된 것도 어쩌면 해외시장에서의 성공이 한 요인이지 않았을까.

더불어, 라그는 국내 게임도 불모지나 다름없는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내에 리뉴얼 서비스가 진행되면서 많은 해외 유저 분들이 리뉴얼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있습니다. 보통 직접 플레이를 해보는 경우보다 게시판의 동향을 살펴보는 경우가 많은데, 리뉴얼을 테스트하면서 반응이 안 좋았던 시기의 글들을 해외 유저들이 많이 보고, 또 번역으로 넘어가다 보니 안좋은 부분들이 크게 부각되어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 편입니다.

해외 유저분들도 리뉴얼에는 관심이 많고 해외 파트너 사에서도 게시판의 반응으로 걱정을 많이 하지만 실제 체험하는 것은 또 다른 부분이라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알려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라그나로크 해외 진출 현황




기자가 인터뷰를 하기 하루 전날, 사크라이 R서버에서는 새로운 로컬맵, 브라질리스가 추가되었다. 이제 알베르타는 로컬맵으로 이동하기 위한 일종의 공항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재 추가된 로컬맵만 무려 5개. 브라질리스까지 하면 6개의 로컬맵이 있다.


서비스 하는 국가는 66개국인데, 로컬맵은 6개. 설마 66개국을 차례로 다 추가할 계획?!
그렇다면.. 알베르타는 인천공항보다 더 복잡한 상황이 될 터.







"사실 로컬맵이 이렇게 많아질 줄은 저도 몰랐죠. (웃음)

만들다 보니 현재의 상황이 되어있고, 이제는 로컬맵이 추가되면 의례 로컬맵으로 이동하는 NPC가 알베르타에 있겠거니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요. 당시에는 특정 국가에 대한 맵이다보니 전 세계 유저가 다 같이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 알베르타를 통하는 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개선해야겠죠. 레벨 대가 고정되어 버려지는 경우 등도 리뉴얼하여 작업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RWC와 연계하는 부분도 생각하고 있어요. 보통 우승하게 되면 그 순간만 기뻐하고 그 이후는 좀 사그라드는 것이 아쉬웠죠. 자국의 대표로 출전하는 것인데 RWC에 우승하거나 하면 로컬 맵에 우승 국가에 대한 특정도트나 몬스터를 제작하는 등으로 우승을 하면 게임 내에 어떤 식으로든 반영이 되면 더욱 보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RWC (Ragnarok World Championship) 란?

그라비티는 지난 2003년부터 유저들과 함께 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인 라그나로크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90여 개의 라그나로크 동호회 중심으로 개최된 제 1회 라그나로크 페스티벌은 2003년 2월 여의도에서 개최되었고 3만 명의 라그나로크 팬들이 운집하여 여의도 일대가 마비될 정도로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행사로 기억되고 있다.

2004년부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세계 최강의 길드를 선발하는 대회 ‘라그나로크 월드 챔피언십’을 통해 세계 각국의 유저, 바이어, 마케터, 기자단 등을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게임 축제로 거듭나고 있으며, 지난해 열린 ‘RWC 2008’은 최초로 국내가 아닌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었고 현지 유저 3만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RWC 2009는 11월 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며, 한국, 일본, 태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등 단일국가 대표로 선발된 팀과 대만/홍콩 대표, 북미/오세아니아 대표, 프랑스/벨기에 대표, 중동아프리카 대표, 유럽국가 대표 등으로 선발된 팀 등 총 24개국, 14개 팀이 참가해 국가간 치열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현재 라그는 그 동안 고수해왔던 시스템을 전면 재 개편하는 리뉴얼로 인해 여러 진통을 겪고 있다.

좋은 반응들도 많지만 오랜 시간 즐겨왔던 시스템이 갑작스레 바뀌는 그 어색함과 불편함은 있을 터, 그래도 이번 리뉴얼 패치 단행으로 초보 유저의 진입율이나 기존에 접었던 유저들의 복귀율도 상당하다는 데 리뉴얼에 대한 이야기를 안 들어볼 수가 없다.



"내년 5월 정도까지는 직업 밸런스 부분은 확실하게 끝을 맺고 싶은 것이 현재의 계획입니다. 유저 분들이 보여주시는 다양한 반응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패치 된 버전이 앞으로 쭉 이어질 것이라는 장담은 하지 않겠습니다. 아직 3-2차 직업은 다 나오지 않은 상태라 3-2차 직업이 모두 나오고 나서 보다 정확한 밸런스에 대한 조절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 때를 시발점으로 해서 또 어떤 부분이 바뀌게 될 지는 아직은 미지수네요."








7년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바탕 중 글로벌 서비스로 인한 경험을 손꼽는 홍상길 개발본부장은,

"국내만 서비스 했다면 아마도 편협한 시각과 안일한 태도였을지도 모르나, 많은 국가에 서비스를 하면서 국내만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보다 열린 마음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제는 유저들의 불만에도 게임을 사랑하고 발전하는 마음으로 하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기자가 만난 홍상길 개발 본부장은 라그 이야기에 신나고 즐거워하는 "라그人"이었다.
하지만, 라그人이라고 해서 개발자의 입장과 일반 유저의 입장이 모두 같지는 않을 것이다.
입장차이를 어떻게 얼마만큼 좁혀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아마 라그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앞으로 라그는 유저 지향적인 게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모자란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유저 분들이 많이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많겠지만, 저희는 유저 분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단순히 즐기기보다는 불만이 없이 즐기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게시판 늘 체크하고 있고요.

개발자들 스스로도, '스스로 다른 게임 해봐라. 마음에 안들면 그냥 그만두고 말지, 애정이 없으면 이렇게 글이라도 남겨주겠냐?' 라는 생각으로 유저분들의 의견은 빠짐없이 모두 감사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아이템을 실수로 클릭하여 사용하는 일도 방지하고, 또 편의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듀얼슬롯처럼 유저분들의 편의적인 부분과 최신 게임에 못지않은 트렌드 부분도 맞춰가려고 노력중입니다.

유저 분들의 쓴 소리 하나하나 모두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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