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무엇일까. 얼마전 아이온의 수출 발표 등으로 최근 일본이나 미국 외에도 유럽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그렇지만 유럽 게임 시장에 대해서는 콘솔을 많이 하겠지라는 막연한 추측 외에는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




[ ICO Partners의 CEO, Thomas Bidaux ]


10월 7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한국 게임 컨퍼런스 2009(KGC09)에서 유럽 게임 시장과 한국 게임 산업과의 협력 등에 관한 발표회가 진행되었다. 참석자는 유럽 게임 개발자 협회(EGDF) 사무총장 Malte Behrmann과 게임 퍼블리싱 컨설턴트 회사인 ICO Partners의 CEO인 Thomas Bidaux.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대로 유럽 게임 시장에서 콘솔 기기의 지배력은 매우 높다. 심지어 남유럽 국가 중에서는 PS2가 게임용 콘솔이 아니라 DVD 플레이어로 팔리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무조건 콘솔이 강세인 것은 아니며, 초고속 인터넷도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 역시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 ]


유럽의 온라인 게임 시장의 유저 추정수는 약 3천만 명으로, 그 중에서 매달 계정비를 지불하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20%이고 나머지 80%는 부분유료 또는 기본 플레이 무료인 게임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현재 유럽에서 WoW와 같이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매우 소수인 까닭도 있겠지만, 80%의 부분유료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웹게임을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럽의 웹게임 중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 중 하나로 Dofus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최고 동시접속자 17만명을 기록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 자체는 단순한 아바타 채팅과 꾸미기 형태라고 할 수 있고 꾸미기용 아이템을 유료화 판매하는 방식이다. 물론 Dofus 외에도 수많은 웹게임들이 서비스되며 그 중에서는 가볍게 만들었다가 속칭 대박을 친 게임들도 적지 않다.




[ 유럽 웹게임의 성공 사례 중 하나인 Dofus ]


특이한 점으로는 유럽에서 성공한 한국 온라인 게임 메틴2를 들 수 있다. 한국에서 서비스된 지 매우 오래 된 게임이지만 유럽에서는 최초로 서비스한 3D 그래픽의 MMORPG였기 때문에 가입자 500만 명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한 성공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유럽 게임 시장에서는 기본 플레이가 무료인 게임들이 인기가 있다. 한국에서도 직장에서 상사 몰래 웹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은 편인데, 유럽 역시 일하는 중간에 잠깐씩 즐길 수 있는 웹게임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Malte Behrmann에 따르면 대부분의 유럽 회사에서 근무중 게임 플레이를 하는 것은 크게 문제는 없으나, 대용량의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아서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웹 브라우저상에서 가볍게 플레이 가능한 웹게임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한국의 게임 시장과는 달리 게임 제작사의 벤처 회사에 대한 투자는 거의 없는 편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 메틴2는 유럽 시장 초기에 진출하여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


또한 행사장에서는 유럽 게임 시장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게임 업계 관계자들도 여럿 볼 수 있었는데, 유럽에서 온라인 게임 서비스 퍼블리싱에 관한 사업을 하는 Thomas Bidaux가 그런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기도 했다.



Thomas Bidaux는 한국 게임사가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파트너의 선택과 유럽 시장의 이해라고 말하며, 유럽과 미국이 같은 영어를 쓰기 때문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유럽은 영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다양한 국가가 자국의 문화와 생활이 다르기 때문에 그 모든 국가들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는 것.



지금까지는 미국/일본/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 게임들이 많았지만, 최근 유럽 시장으로 하나 둘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Thomas Bidaux가 강조했던 단순한 텍스트 번역의 로컬라이징이 아닌 유럽 국가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서비스해야 한다는 점은 유럽에 진출하는 한국의 회사는 물론이요,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외국의 게임사들도 한번 쯤은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