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아이폰의 전파인증이 통과되고 KT에서 아이폰의 요금제까지 발표하며 사실상 한국 판매가 확정됐다. 출시될 정확한 날짜가 문제일 뿐, 빠르면 10월 늦어도 12월까지는 아이폰이 전국 수백만 핸드폰 가판대에서 선보이게 될 전망이다.


한국에서 아이폰 발매가 확정되면서 아이팟/아이폰 관련 사이트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고, 아이폰에 대한 관심도는 날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개발자, 개발자 지망생들에게도 아이폰은 그야말로 핫이슈이다. 게임 하나 잘 팔리면 순식간에 억소리나는 돈이 생기는 앱스토어는 기존 개발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나도 한번?'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하던 일 다 때려치고 지금 시장에 진입해도 과연 괜찮은걸까? 과연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게임) 개발에 어떤 미래가 있을까? 한국에도 곧 아이폰이 들어온다던데 한국 시장을 노린 게임들을 준비해볼까? 개발자라면 누구라도 관심 있을만한 아이폰 이슈들에 대한 강연이 KGC2009 마지막 날 펼쳐졌다.







세계적인 아이폰 열풍, 우리는 왜 아이폰 시장을 주목해야 하나?


혹자는 '아이폰이라고 해봐야 스마트폰 중 하나일 뿐인데 왜 이런 난리인지 모르겠다.', '너무 열광하는 것은 아닌가?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묻기도 하지만 아이폰의 영향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속도라 커져가고 있다.


'아이폰 게임 Overview'를 강연한 '김동현' 강연자(다음TV팟을 개발, 아이폰용 TV팟 App 개발)는 '동경게임쇼2009를 누가 지배했는가?' 라는 질문에 '애플'이라고 말하며 아이폰을 주목해야 할 이유들을 소개했다.


동경게임쇼에 참여했던 거의 모든 벤더들이 아이폰용 게임을 만들겠다고 서로 발표를 했다는 것. 애플이 만들어 달라고 한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정도면 콘솔 게임들의 잔치인 동경게임쇼를 애플이 지배했다는 말도 이해가 간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보다 확실한 수치들을 통해 아이폰의 파급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9월까지 발표된 게임만 21,178개이며 불과 2년도 안되 이정도의 게임들이 발표된 플랫폼은 아이폰이 최초이다. 또한 아이폰OS가 설치된 기기가 XBox360보다 많이 팔렸으며, 전세계 유명 개발사들이 아이폰용 게임들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다.


아이폰은 포터블 게임기와는 전혀 다른 플랫폼이다. 모든 사람들이 휴대용 게임기를 가지고 다니지는 않지만 휴대 전화는 들고 다닌다. 항상 손이 닿는 곳에 있는 게임 플랫폼, 이를테면 아이폰은 '첫 모바일 게임 콘솔'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 ▲ 앱스토어 상위권 100개 애플리케이션 중 게임이 70% 이상, 아이폰 = 모바일 게임 콘솔? ]





20억 다운로드 돌파?!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하나?


애플의 앱스토어가 10억 다운로드를 달성한지 채 반 년도 지나지 않아, 지난 9월 20억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실로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중에 상위 100개 애플리케이션(이하 App) 중 게임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매일매일 쏟아지는 게임의 양은 엄청난 수준이다. 단 며칠만 상위권에 랭크되면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장이 바로 앱스토어다.



KGC2009에서 '애플 앱스토어 최신 동향 및 공략법'을 강연한 한다윗(모바일 솔루션 개발 업체 바닐라브리즈 대표) 대표는 '지금 앱스토어 App 개발에 뛰어들어도 괜찮은가? 이미 늦은 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에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늦은 것이 아니었지만 현재는 수많은 메이저 개발사들이 앞다퉈 앱스토어 시장에 뛰어들어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고, 시장이 점차 무르익어 가면서 쏟아지는 App의 수준 또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며 '이미 늦었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도 앱스토어 시장은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큰 시장'이기때문에 '지금이라도 시작해야한다'고 역설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 개발자 기준에서 생각할 경우이고 기존에 게임을 만들던 스튜디오나 개발사로 본다면 '이제 아이폰 앱스토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가야하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게임 개발에 들어가는 개발비 대비 수익성이 보장되느냐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고, 앱스토어 진출 초반에 부딪히는 익숙치 않은 여러가지 문제들, 또한 앱스토어가 애플의 관리하에 돌아가는 시장이기 때문에 기껏 개발해놨더니 승인조차도 안된다거나 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며, 개인이 아닌 개발사들의 진출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판매량과 직결되는 앱스토어 첫페이지, 애플이 띄워주기만 하면 대박인데.. ]




앱스토어 게임 개발, 무엇을 생각해야 하나?


앱스토어는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반대로 성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시장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앱스토어에 어떤 게임을 개발하여 등록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한다윗 대표는 지금까지 앱스토어에서 성공했던 사례들을 통해 개발시 생각해봐야 할 내용들을 소개했다.


한다윗 대표는 자사에서 개발한 앱스토어용 애플리케이션들의 지난 1 년간의 매출자료를 종합해보니 미국에서 70% 매출을 기록했고, 유럽 등 영어권 국가에서만 80% 이상의 매출을 보였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영어권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하는 전략은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아이폰 문화가 비교적 넓게 퍼진 일본에서조차 전체매출의 2%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다윗 대표는 자사에서 일본 시장만을 노리고 만든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일본에서는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좋은 성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반대의 경우로 총을 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i-Gun 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한국에서의 반응은 안좋았지만 미국에서는 전체랭킹 28위, 다른 서구권국가 중 한 곳에서는 1위도 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고 전했다.



[ ▲ 광고가 아닌 일반 유저의 UCC로 더 유명한 i-Gun ]



한국에서도 곧 아이폰이 정식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많은 개발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한국 시장만을 타겟으로 앱스토어에 뛰어드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기존 게임 시장들과 다르게 아이폰 게임 개발을 처음 시작하는 개발자들이 기억해야 할 것 중 하나는 'small but many' 라고 강조했다. 올인해서 개발하지 말고 개수로 밀어야 한다는 뜻. 실제로 앱스토어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는 개발자 조차도 10개 만들어 1개를 성공시키는 꼴이라고 설명하며 처음부터 10개를 만들 생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떤 아이폰 게임이 앱스토어에서 잘 팔려서 '10억'을 벌었다고 해도, 이미 큰 개발사 입장에서는 10억은 큰 마진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기존 개발사들에게 중요한 것은 '재활용, 리믹스, 리마인드'라고 강조했다. 이미 다른 플랫폼으로 개발했던 게임을 재활용하고 리믹스하는 것은 개발비를 최소화하고 어느 정도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들을 아이폰에 맞춰 재출시하는 일도 많다고.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리마인드'로 기존 컨텐츠를 재활용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사에서 아이폰용 게임을 만들었더니, 자사의 온라인 게임을 안하고 아이폰게임을 한다면 이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정보를 서비스하는 '아이온파워위키' 애플리케이션처럼, 서로 다른 게임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꼭 게임이 아니더라도 기존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윗 대표는 강조했다.



[ ▲ 꼭 게임이 아니어도 좋다. 아이온 정보를 알려주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