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의 게임이라면 영상에 속지말라'는 게이머들의 언더그라운드 불문율을 깨뜨리는 실제 게임의 그래픽과 영상. 김형태 AD의 일러스트는 게임 그래픽과 100% 싱크로율을 보여줬고, 화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사소한 부분부터, 넓은 필드와 아름다운 원경 사이에서 캐릭터들은 그대로 인게임 영상으로 전환되었다.
지스타 버전이 놀라웠던 것은 그래픽 뿐이 아니었다. 튜토리얼을 겸한 초반 게임 플레이가, 컨트롤을 요구하는 액션 전투와 맞물리면서 컨텐츠가 꽉 차있다는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ESC 연타로 영상을 스킵했다면 10분이면 끝날 내용이지만 그를 위해 쏟아넣은 NPC며 지형이며 퀘스트며 영상이며 배경이며 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은 분량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건 지스타를 위해서 따로 제작된 지스타용 버전으로 실제와는 다른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한편으론 '이 정도 퀄리티로 만레벨까지를 모두 채울 수 있을지' 또는 '블레이드 앤 소울은 일반적인 MMO가 아닌 보다 콘솔 형태의 컨텐츠 전달에 집중한 게임인가'하는 의문도 들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블레이드앤소울은 여전히, 아니 처음부터 MMORPG를 지향하고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그런 사실은 엔씨소프트 행사장에서 18일 열린 The Soul Party 행사에서 공개된 블레이드앤소울의 '현재 버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블레이드앤소울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선정된 70여 명의 유저들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크리스마스 파티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지스타 시연버전에서 보여진 개인위주의 PVE 컨텐츠를 넘어 다수의 플레이어가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하는 레이드와 단체 PVP 등 MMORPG 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것이 행사 관계자의 설명.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달리기 대회, 네임드 몬스터 레이드, 단체 PVP 등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진행되었다. 이 날 공개된 블레이드앤소울은 벌써 40레벨 정도까지의 필드와 몬스터, 컨텐츠들이 모두 포함된 버전으로 이미 개발이 상당히 진척된 상황임을 느낄 수 있기도. 행사에 참가한 유저들은 자유시연을 통해 원하는 컨텐츠를 마음대로 접할 수 있었는데,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10레벨 초반까지 레벨을 올리는 참가자도 있었다.
지스타 버전에서 사부를 잃고 절벽에 떨어졌다 간신히 구조되어 대나무 마을을 돕게되는 주인공의 스토리는 그대로였다. 주인공은 이후 대나무 마을에서 새로운 퀘스트를 받고 몬스터를 사냥하며 퀘스트를 즐기는 일반적인 MMORPG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모습.
캐릭터 성장 외에도 MMORPG라면 갖추고 있을 협동과 경쟁의 컨텐츠도 공개되었다. 네임드 몬스터 레이드와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된 단체 PVP가 그것.
물론 그 양상은 다른 MMORPG와 조금 달랐다. 네임드 몬스터 레이드에서는 금새 게임의 시스템을 이해한 유저들이 실시간으로 작전을 짜서 몬스터의 패턴을 공략하는 모습이 나왔으며, 타겟과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하는 PVP 부분에서는 좀 더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막싸움이 아닌 위치선정과 1:1 상황 유도와 같은 전략이 나타나기도 했다.
파티 컨셉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점심시간에 인상적으로 식사를 한 참가자에게 '밥상'을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참가자에게 '정상'을, 파티에 어울리는 패션센스를 보여준 참가자에게 '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즐거운 분위기에서 마무리되었다. 현장투표를 통해 가장 게임을 잘 한 MVP에게는 아이패드가 부상으로 주어지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도 블레이드앤소울의 새로운 컨텐츠를 유저들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를 이어가겠다는 계획.
신선한 전투방식에 '기존 MMO의 상식을 뒤집겠다'는 발언 등으로 기대감을 갖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게임의 방향성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던 블레이드앤소울. 이번 행사는 블레이드앤소울이 결코 MMORPG로써의 접점을 놓치지 않는 게임이라는 자신감의 반증이기도 했다.
※ 아래는 실제 행사 현장에서 유저들의 플레이를 담은 스크린샷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