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RPG, 중국판 WOW라고 불리는 심선이 지난 6월 7일 첫 CBT를 끝마쳤다. 중국에서 50만 동접을 이뤄내며 현재도 인기 게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심선이 한국에서도 첫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완미세계를 시작으로 다양한 중국 게임들이 한국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중국 게임'에 대한 인상이 그리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과연 심선이 중국 게임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관을 바꿀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까? 그 첫 모습을 살펴본다.







■ 정말 WOW랑 비슷한데?


'중국의 WOW'라는 애칭답게 심선을 처음 접해보면 ‘정말 비슷한데?’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처음 게임에 캐릭터를 생성할 때 ‘건곤’과 ‘태극’ 진영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떠오르는 것이 비단 기자만의 착각은 아니리라.




[ 심선은 '건곤'과 '태극'으로 진영이 나뉘는 RVR 게임이다. ]




게임에 접속하면 게임화면 구성 또한 WOW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다. 캐릭터와 대상의 유닛프레임, 아래쪽의 스킬바, 오른쪽 위의 미니맵, L키를 누르면 팝업되는 퀘스트 창, 퀘스트의 진행상황을 알려주는 퀘스트 알리미, 잠시간 자리를 비울 때 캐릭터 이름 오른쪽으로 보이는 자리 비움 표시까지..




[ WOW와 꽤나 유사한 점이 많이 보이는 심선의 UI ]




애니메이션RPG라는 타이틀답게 게임의 그래픽 또한 원색의 컬러를 이용해 동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래픽 퀄리티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 또한 WOW와 유사한 느낌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WOW는 현재도 1, 2위를 다투는 최대 인기작이고, WOW와 유사한 게임들이 꽤나 많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심선은 정말 리얼(?)하게 WOW의 모습을 따르고 있는 셈이다. 만약 한번이라도 WOW를 해본 사람이라면 WOW에서 습관처럼 누르는 단축키들이 심선에서도 똑같이 들어맞는 것에 놀라게 될 수도 있겠다. (점프키는 예외다. 스페이스바를 눌러 점프가 안되기에 ‘점프가 없나?’라고 착각을 하기도 했는데 알고보니 J키가 점프였다. -_-;)


WOW와 많은 부분이 흡사해 ‘중국의 WOW’라고 불린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중국에서는 이 특징이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꽤나 괜찮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 아니 요괴라니?! 독특한 동양식 판타지 세계관


흔히 동양식 MMORPG라고 하면 무협 MMO를 생각하겠지만 심선은 무협과는 관계가 없다. 심선의 세계에서 등장하는 NPC들은 요괴, 도깨비, 신선 등 어찌 보면 한국의 전례 동화에서 등장할법한 캐릭터들이다. 신선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심선의 스토리 라인 내내 이런 동양적 세계관이 담긴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구름을 타고 날아다닌다거나, 학을 타고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동하고, 요괴 사냥 중에 갑자기 구름을 타고 선인이 내려와서 깜짝 퀘스트나 선물을 주기도 하고, 스킬을 사용하면 신장이 빙의되어 대신 공격하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서양식 판타지 게임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 구름을 타고 있는 신선들, 학을 타고 날아가는 캐릭터. 동양식 판타지의 또다른 모습 ]




사실 몬스터가 요괴로, 와이번이 학으로 바뀐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시도는 게임의 분위기 자체를 바꾸고 너무나 익숙해 오히려 식상한(?) 서양식 판타지 게임과는 또 다른 흥미를 선사한다.


문제는 원작이 중국 게임이라는 점이다. 요괴, 도깨비, 신선 등이 한국에서 전혀 이질적인 문화는 아니지만 게임 전반적으로 녹아 있는 분위기는 다분히 중국색이 짙다. 한글화를 통해 이런 부분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텍스트 수준이며 게임에서 등장하는 배경, 탈것 등의 수많은 컨텐츠를 완전히 한국 정서에 맞게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이번 1차 CBT에서 운영자가 타고 나온 탈 것은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저파룡’이다. 물론 저파룡인지 저팔계인지 몰라도 큰 문제는 없지만 중국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자국의 신화적인 배경을 섞은 컨텐츠가 한국 유저들에게 원래의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게임 내에서 생각보다 많이 보인다. 기본적으로 맵에 사용된 텍스쳐에 표시되어 있는 중국식 표기 한자들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과연 근본적인 수준의 로컬라이제이션이 이뤄질까?





[ 아무래도 저 탈것을 보는 느낌이 중국과 한국은 차이가 있을 것인데.. ]





■ 대륙 게임의 공통점? 극 유저지향적 인터페이스. 독인가? 혹은 약인가?


완미세계를 필두로 한국에 중국 게임들이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들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 역수출(?)되고 있는 상황인데, 가만 살펴보면 한국에 들어온 중국 게임들은 유별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극유저지향적 인터페이스’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무림외전도 그렇고, 이번 심선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개발된 게임이라는 인상이 팍팍 든다.


대표적인 시스템으로 ‘길찾기 네비게이션’이 있다. 맵에서 특정한 지점을 클릭하거나, 퀘스트에서 NPC 이름을 클릭하면 그 곳까지 자동으로 달려가는 시스템이다. 클릭 한 번이면 도착 지점까지 수고로운 컨트롤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기능은 정말 편리하다. 퀘스트를 받고 처치해야 할 몬스터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수고를 아낄 수 있고, 처음 가는 지역에서 NPC 찾느라 고생할 일도 없다. 심선에서는 펫이 이 역할을 하고 있다. 퀘스트 지문에서 NPC를 클릭하면 이동 경로가 표시되고 펫의 기능 중에 ‘길 안내’를 선택하면 목적지까지 친절하게 데려가 준다.





[ 1레벨부터 길찾기 사용방법을 알려주는 친절함은 기본이다. ]





[ 애완펫은 길찾기 경로를 따라 주인을 안내해준다. ]




또한 심선에서는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그 레벨에서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는 ‘레벨 가이드’도 준비되어 있다. 자유도가 높은 MMORPG에서 초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인데, 심선에서는 친절하게 그 레벨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알려준다. 해야 할 퀘스트와 추천 아이템, 배워야 하는 스킬들을 모두 알려준다.





[ 생각하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시키는대로만 따라가면 레벨업은 쑥쑥 ]




이쯤 되면 이거 ‘허허 너무 쉽고 편리한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기능들이 분명 편하긴 한데 이 때문에 게임이 더 재미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빠르고 쉽게 레벨업을 하는 것은 굉장히 효율적이지만, ‘효율적인 것이 재미있는 것이다’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심선에서는 그저 퀘스트를 받고, 퀘스트에 밑 줄 처진 이름을 클릭해서 자동으로 이동한 후 필요한 몬스터만 때려 잡고 다시 한번 퀘스트 보상 NPC를 클릭해 이동하면 된다. 1차 CBT가 진행되는 동안 심선의 퀘스트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유저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그냥 퀘스트에서 이름도 자동으로 클릭되게 해주고, 사냥도 자동으로 하고, 보상도 자동으로 받으면서 자동으로 레벨업을 하면 더 편하지 않을까? 로그인할 때 ID와 비밀번호만 입력하고 모니터만 바라보면 모든 것이 자동으로 처리된다면 정말 편리할텐데 말이다.


힘들게 얻은 아이템은 소중하다. 그것이 별볼일 없는 아이템이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하기 힘들다. 아무리 강력한 아이템이라도 필드에 널려 있는 것을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얻게 된다면 만족감이란 것이 생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MMORPG 초심자라면 이런 기능들을 통해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편리한 시스템으로 MMORPG에 입문했던 유저들에게 게임에서 어떤 부분이 즐거웠냐고 물었을 때 ‘레벨업이 즐거웠다’고 말하는 유저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 빵 터졌어! 게임 전체에 흐르고 있는 위트


이렇게 단조로운 레벨업 과정에서도 심선을 하면서 졸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순전히 ‘말하는 개’ 때문이다. 무려 2레벨이 되어 최초로 펫을 얻을 수 있었다. 심선에서 펫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의 반려 동물이다. 버프도 걸어주고, 길도 안내해주고, 전투도 도와준다. 더군다나 치명적인 풍선말로 화면에서 눈을 땔 수 없게 한다.


대체 몇 가지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수많은 이야기들을 쉴 새 없이 떠들어 댄다. 밥을 주면 배부르다는 둥, 주인님이 너무 강력해서 내가 나설 틈이 없었다는 둥.. 그러고 보니 펫 뿐만이 아니다. 등장하는 모든 요괴들도 자기들만의 대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투를 하고 스킬을 사용하는 것보다 이것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지켜보는게 더 재밌을 정도라고 할까. 이 부분 만큼은 심선 한글화 팀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 심선에서 펫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반려 동물이다. ]





[ 이 얼마나 감동적인 한글화인가.. ]




심선에서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일은 재치 넘치는 대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얻게 된 탈 것의 이름은 ‘고집 쌘 당나귀’. 이름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름만 독특한게 아니었다. 이 탈 것은 거꾸로 탈 수 밖에 없다. 거꾸로 타는 당나귀가 탈 것으로 나오는 게임은 맹세코 첫 경험이다.


심선은 몬스터를 포획해 탈 수도 있고, 20명이 함께 탈 수 있는 거대한 탈 것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재잘재잘 떠드는 펫도 포획할 수 있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고하니 펫 시스템 만큼은 역대 MMORPG 중 최강이라 말해도 무방하겠다.






[ 거꾸로 타는 당나귀(상) / 중국판 왕껍이와 도깨비 탈 것(하) ]





■ MMORPG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심선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치밀하게 구성된 시스템 덕분이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동화적 색채가 듬뿍 묻어나오기 때문에 그런저런 캐쥬얼 MMOPRG 중 하나라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8개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각기 초기 능력치가 다르다.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더라도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눈꼽 만큼이라도 더 좋은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면 이것 저것 따져봐야 한다는 소리다. 직업도 무려 8가지다. 1차 CBT에서는 4가지 직업만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 정도가 아니란 의미이다.





[ 심선은 총 8가지 직업이 있다. ]




위에서도 이야기한 포획을 통해 탑승펫과 애완펫을 추가로 얻을 수 있으며 펫들은 능력치와 성장곡선이 다르다. 아이템 체계는 WOW와 유사한 모습을 따르고 있다. 아이템 등급이 존재하고 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은 더 강한 몬스터, 더 어려운 퀘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스킬과 능력치를 추가하는 법보라는 특별 아이템으로 같은 직업이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다.


아이템을 제작하는 시스템은 기본이다. 재료가 되는 아이템을 모으는 채집 스킬만 세 가지에, 생산 스킬은 천재단, 목수, 대장장이, 장신구 등등 무려 9가지다. 여기서 또 WOW와 닮은 꼴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심선만의 독특한 미니게임, 문제풀이(퀴즈) 등이 존재하고, ‘건곤’과 ‘태극’이라는 두 진영간의 RVR도 가능하다.





[ 심선의 미니게임 중 하나, 틀린 그림 찾기 ]





[ 많은 경험치를 주는 맹을기 퀴즈.. 어..어렵다. ]




갑자기 골치 아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심선은 절대 캐쥬얼 MMORPG가 아니다. 겉모습은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위장하고 있지만 현존하는 MMORPG의 대부분의 시스템을 우겨 넣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각 시스템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기 때문에 꽤나 가볍게 다가온다는 것은 심선의 큰 장점일 것이다.




■ 전투는 재밌나? 조금 실망


결국 심선도 몬스터를 때려잡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전투' 자체가 가지는 재미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WOW와 닮은꼴이라는 점은 '심선의 전투도 WOW 수준이 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수준'은 아니었다.


WOW의 전투는 개인의 끊임 없는 움직임을 통한 위치 선정, 대상의 방향, 공격과 스킬의 타이밍을 기본으로 파티 및 공격대 급의 시너지와 전략과 전술, 공략 방법이라는 것이 필요한 몬스터 AI 수준까지 발전해 있다. 애초에 이정도 수준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1차 CBT에서 만난 심선의 전투는 일반적(?)인 MMORPG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 보인다.


1차 CBT 기간동안 서버렉 현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WASD 방식으로 움직이는 캐릭터의 움직임은 조금씩 끊어지는 느낌으로 답답했고, 막상 전투에서 이동은 무의미한 행동에 가까웠다. 그 이유는 움직이는 순간 기본 공격을 포함한 모든 공격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대상의 뒤를 잡는다' 라거나 '무기의 타격 시간차를 이용한 움직임' 등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리고 점프 공격도 안된다.


사실 1차 CBT에서는 이런 움직임 자체가 필요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몬스터는 너무나 허약했고, 그 흔한 물약 하나 안먹고도 1,2,3만 누르면 몬스터는 픽픽 쓰러졌다. 몬스터 사냥은 긴장감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전투 자체는 지루했다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심선에는 독특하게 체력(생명력이 아닌 스테미너 개념)을 사용하는 '방어자세', '회피'라는 기본 스킬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 스킬들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전투는 1차 CBT 내내 단 한번도 없었다.


이번 테스트에서 던전도 3개가 공개되었지만 이 역시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심선은 독특하게 파티원들의 레벨이 낮거나 인원이 부족하면 NPC들이 합류해 던전을 함께 공략해준다. 첫 번째 던전은 탱킹, 딜링, 힐링이라는 전투방식도 필요 없을 정도로 슥슥 진행되는 느낌이었지만, 세번째 던전을 난이도 '상'으로 갈 경우 꽤나 강력한 보스가 등장해 파티원들끼리 호흡을 맞춰야 했다. 그렇다고 해도 치밀한 전략이나 전술은 없다. 역사가 탱킹을 하고 주술사가 힐을 하고 나머지 직업이 때리면 된다. 1차 CBT에서 공개된 던전에서는 매우 기본적인 수준의 파티플레이에 가까웠다.





[ 상급 난이도 곤충 던전의 마지막 보스 지네요괴, 이 놈은 많이 강력했다. ]




여기서 의심이 드는 것은 '심선은 전투도 역시 쉬운 것'인지 '저레벨의 전투만 쉬운 것'인지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좀 더 고레벨 던전들이 등장하면 심선의 8개 직업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잘 살려가며 공략다운 공략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 심선은 곧 오베를 할 것이고, 금방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 심선은 빠르게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다.


사실상 1차 CBT에서 심선의 한글화는 근사한 수준이었다. 간혹 오타가 보이기도 했지만 과거 '완미세계'를 성공적으로 퍼블리싱한 CJ인터넷은 당장 오베를 시작해도 무리 없는 수준까지 한글화를 끝마쳤다. 게임의 퀴즈까지도 단순 번역 수준이 아니라 한국의 실정에 맞게 싹 갈아치웠다고 했으니 의심할 여지는 없다. 적어도 1차 CBT의 한계점인 Lv 30까지는 말이다.


문제는 심선이 이미 작년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이고, 현재는 최고레벨이 70레벨인 중견 게임에 속한다는 점이다. 텍스트 수준의 한글화는 기대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외에 다른 문제는 수정을 기대하긴 힘들지도 모른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심선은 중국향이 짙은 게임이고 텍스트 외의 컨텐츠들에서도 어렵지 않게 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무래도 중국색채를 완전히 빼버리기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심선의 특징으로 받아들인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중국색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유저들이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향후 업데이트 방향 또한 이미 결정된 형태이다. 적어도 한국 서비스가 중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올라서기 전까지는 한국 유저들의 바램에 게임이 변화하는 모습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심선의 첫 CBT는 게임의 시스템적인 완성도를 조율하는 테스트는 아니었다고 본다. 아마도 한국에서의 서버테스트와 한글화에 따른 유저들의 반응 확인 수준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홍보 목적은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자. -_-;)


사실 심선과 같이 이미 서비스중인 MMORPG 장르의 게임을 한국에서 딱 한번의 CBT를 통해 뜯어보고 하나의 글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존재하는 시스템 설명만 해도 수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할 이야기가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선이란 게임에 대해 짧은 느낌을 말해보라고 하면 '중국의 MMORPG 개발력이 이 정도까지 왔구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심선을 해보면서 '중국 게임이 수많은 유명 게임들을 모방하고 카피한 그저 그런 게임들 뿐이다'라는 인식은 버려야 할 시기가 왔다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중국판 WOW' 라는 말은 확실히 오버한 느낌이 있지만, 부족한 부분은 중국 특유의 수많은 컨텐츠를 끼워맞추며 그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빼어난 점은 없지만 잘 버무려진 비빔밥 같은 느낌이랄까.







현재 심선의 평가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들과 쉬운 조작, 편한 진행을 장점으로 꼽는 유저들과 마음에 드는 멋진 캐릭터는 없고, 클릭만 하면 되는 심심한 게임이라고 평가를 하는 유저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재미있게도 여성 유저와 남성 유저들로 구분되기도 한다. 과연 심선이 어떤 유저들이 즐기는 게임이 될지 궁금해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