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거래 시장의 규모가 1조원 이상이라는 것은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대부분 동의하는 내용이다.


나아가 현금거래 중개의 양대 업체인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의 경쟁에서 2007 년을 기점으로 아이템매니아가 아이템베이를 추월했다는 것도, 두 회사의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90% 이상으로 3위 이하 여러 중개 업체들의 점유율 합계가 시장 규모의 10% 에 채 미치지 못한다는 것도 대다수가 인정하는 사항이다.


그러나 (대부분 동의한다 할지라도) 이 모든 내용은 추측으로만 회자될 뿐이며, 객관적 지표에 근거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의 최근 3년간의 사업실적 (2005 ~ 2007) 에 기반해서, 현금거래 시장 규모 및 양사의 경쟁 현황을 분석해보기로 했다.



  • 매출액으로 살펴보는 베이 Vs 매니아의 전투

    먼저 최근 3년간의 매출액부터 살펴보자. 현금거래 중개업체의 주요 매출원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계약이 체결되었을 때 판매자로부터 판매금액의 5% 정도를 받는 중개수수료이다. 아래 도표에서 매출은 해당 회사의 전체 매출을 가리키고, 수수료매출이 바로 현금거래 중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입이다.


    기타 약간의 수입 (이자수입이나 임대수입 등) 이 있지만, 매출의 절대다수는 바로 이 중개수수료에서 발생한다.





    2005 년에도는 아이템매니아의 수수료 매출이 아이템베이의 56% 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2006 년도에는 4.5% 정도 미세하게 앞서더니, 2007 년도에는 51% (약 85 억원 가량) 나 추월했다. 수수료 매출 규모만으로 따졌을 때 현금거래 중개 시장은, 대략 '아이템매니아 55 : 아이템베이 35 : 기타 업체들 10'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이런 매출의 역전 현상에 대해서는, 창립 이후부터 아이템매니아가 지속적으로 펼쳐왔던 공격적 마케팅 (※ 아래의 관련 기사 참조) 외에도, 아이템베이가 주로 대상이 되었던 Ddos 공격의 영향, 현금거래 이외 영역 진출에 힘을 쏟았던 아이템베이의 전략 등도 이유로 지목된다.


    또 아이템매니아가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는 동안, 아이템베이는 대표기업이라는 이유로 게진법 개정과 현금거래 합법화 논쟁에 집중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 [논평] 변방의 최富者일까? 아웃사이더(?)의 한빛스타즈 인수 (2008. 08. 06)


    이 도표만을 놓고 보았을 때, 아이템매니아가 2007 년을 기점으로 확실하게 아이템베이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이제부터 현금거래 시장이나 업계를 논할 때의 대표기업은 아이템베이가 아니라 아이템매니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몇몇 추가 자료들을 살펴보았을 때 이 매출액 데이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몇가지 의문점이 남기도 한다.



  • 또다른 데이터, 선수금과 지급수수료

    먼저 선수금이라는 항목을 살펴보자. 선수금은 해당 중개사이트의 회원들이 충전을 시켜놓고 아직 사용하지 않은 돈이나 판매한 뒤에도 판매금액을 자신의 통장으로 인출하지 않은, 말 그대로 중개사이트에 그대로 남아있는 돈이다. 따라서 중개 사이트의 선수금 규모는 해당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거래 규모에 비례하게 마련인데, 이 선수금 액수는 매출액 데이터와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5 년의 경우, 아이템매니아의 수수료매출이 아이템베이의 56% 정도였던 것에 비해 선수금은 46% 가량으로 그다지 특이점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2006 년은 수수료매출에서 아이템매니아가 아이템베이를 근소하게 (4.5% 가량) 앞지른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금은 그보다 훨씬 못미치는 59% 가량이다. 178.5 억의 수수료 수입이 발생했던 아이템매니아의 선수금은 53 억 가량이었던 것에 비해, 170.9 억의 수수료 수입이 발생했던 아이템베이의 선수금은 90 억 가량으로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2007 년의 선수금 역시 차이가 발생하긴 마찬가지다. 아이템매니아가 선수금 규모에서도 아이템베이를 앞지른 2007 년이지만, 89 억과 73 억으로 21% 정도의 차이가 날 뿐이며, 매출 규모에서 50% 앞지른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다.


    대형거래가 많이 일어나느냐, 중소형 거래가 많이 일어나느냐, 또 작업장의 비중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선수금 규모는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선수금 규모만으로 논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또 하나의 데이터인 지급 수수료 부분에서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수수료매출과 혼동될 수도 있겠지만) 지급수수료란, 아이템베이나 아이템매니아가 결제솔루션업체나 은행같은 곳에 지급하는 수수료이다. 즉 충전과정과 인출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이것은 업체가 해당 기업에 지급하는 돈이다. 그리고 소액이지만 법무사나 세무사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아이템매니아의 지급수수료 비율이 아이템베이에 비해 무척이나 높다는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이템베이의 경우, 평균적인 지급수수료가 중개수수료 매출의 10% 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템매니아는 중개수수료 매출이 아이템베이의 절반에 불과했던 2005 년도에도 지급수수료가 아이템베이보다 많았으며, 2007 년도에는 지급수수료의 규모가 무려 100.9 억에 달한다.


    아무리 넉넉히 잡아도 매출의 40% 가 지급수수료라는 점, 그리고 동일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아이템베이에 비해 무려 5배가 넘을 정도로 높은 지급수수료의 비율은 아무리 살펴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이다.


    큰 금액을 한번에 충전/인출하느냐, 소액을 자주 충전/인출하느냐 하는, 해당 중개사이트 이용자들의 거래특성, 금액규모 특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이 부분을 파악하기는 무척 어렵다.


    두 회사 관계자들의 말로는, 결제솔루션 업체 등에 제공하는 수수료의 비율이나 조건은 두 회사 모두 별반 차이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중개수수료 매출과 지급수수료를 산정할 때의 회계 기준이 두 회사가 서로 다를 수 있다' 라는 언급이 공통적으로 두 회사 관계자들에게 나왔기 때문에, 회계감사 및 재무제표 작성시 두 회사의 적용 방식이 서로 달라 이런 차이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성 싶다. 따라서 단순 매출 데이터만으로 두 회사의 우위를 논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계산을 약간 달리해서, 단순 매출 비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회사에 얼마나 돈이 들어왔는가를 따질 수 있는, '중개수수료 수입에서 지급수수료를 뺀 차액'을 놓고 보면 2007 년에도 아이템베이의 근소한 우위가 나타난다.


    여러 데이터들을 보았을 때, 아이템매니아는 아이템베이와는 적어도 동급으로 보이고, 혹 앞서고 있을 수도 있다. 직원수에 있어서도 2007년 12월말 기준으로, 아이템매니아는 178 명, 아이템베이는 152 명으로 아이템매니아가 좀 더 많다.


    그러나 최근 3년간의 사업실적을 놓고 보았을 때, 이런 데이터들의 차이 및 회계기준의 차이로 인해 동급인지 혹은 근소하게 앞서 있는지, 많이 앞서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또 2007 년의 경우 아이템베이가 Ddos 공격으로 3개월간 (2007년 10월 ~ 12월)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도 매출에 꽤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에, 2008 년도의 실적이 나오는 2009 년 봄이 되어야만 두 회사의 경쟁 및 시장점유율에 대해 좀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 역으로 추산해보는 현금거래 시장의 규모

    회계기준의 차이 가능성 및 데이터에서의 상이함이 있긴 하지만, 두 회사의 매출규모로 현금거래 시장 규모를 역으로 추산해보자.


    매출액을 알고 있기 때문에 평균 수수료율을 알아내서 이를 역산하면 되겠지만, 우수회원에 대한 할인이라든가 대형 작업장에 대한 할인 등도 있고 또 중간중간 수수료 할인/무료 이벤트도 시행하기 때문에, 해당 회사에서 공개하지 않는 한 정확한 수치를 알아내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기자가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파악했던 거래규모 및 수수료수입 규모로 추산해보았을 때, 3.5~4.0% 사이가 거래금액 대비 중개업체가 징수하는 평균적인 수수료율로 추정된다.


    이를 기준으로 역산했을 때, 나오는 거래시장 규모가 바로 위의 도표이다. 보수적으로 잡아 4.0% 로 계산했을 때에도 2007 년 한해동안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의 두 업체 거래량이 무료 1조 4백억 가량이다.


    현금거래 시장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시장 점유율 10% 에 약간 못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3위 이하의 업체들의 거래규모인 1천억원도 있고, 중개사이트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 뿐만 아니라, 중개사이트에서의 거래가 금지되어 있는 고스톱/포커류의 보드게임 거래 역시 포함시켜야 한다.


    따라서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현금거래 시장의 거래규모는 1조 2천억원 이상이며, 좀 더 높게 잡을 경우 1조 5천억원까지도 능가할 수 있다.


    만일 두 회사의 회계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가정하고, 이때 아이템매니아의 매출이 아이템베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해보자.


    4.0%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그래도 8천억 이상의 거래규모가 나온다. 여기에 3위 이하의 업체의 거래규모와 직거래, 그리고 보드게임의 거래를 감안하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파악한다고 할지라도 2007년 한해동안 최소 1조원 이상의 거래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 현금거래 잘되는 상위 게임들은 ?

    본 단락은 추가 취재 및 확인을 거쳐, 2008년 9월 3일 오전에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어떤 게임이 현금거래가 많이 일어나는가를 따질려면,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의 게임별 거래규모를 합산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리니지와 리니지2, 그리고 WoW 거래에 특화되어 있는 3위 업체의 거래규모도 합산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중개사이트들중에서 관련된 자료가 제공되는 곳은 아이템베이 한 곳 뿐으로, 그것도 순위만 나타낼 뿐 어느 정도가 거래되었는지 구체적 숫자는 나타나 있지 않다.


    따라서 전체 거래금액과 전체 거래건수를 알기는 어렵고, 아이템베이 한 곳을 통해서 거래된 건수와 금액만을 기준으로 집계해보았다.


    먼저 아이템베이의 거래건수 기준, 상위 게임들은 다음과 같다.



    [ 아이템베이의 거래건수를 기준으로 한 게임 순위 ]



    10위권내에 고정적으로 들어있는 게임은 무려 9개로, WoW, 리니지, 리니지2, 십이지천2, 던전앤파이터, R2, 로한, 뮤, 데카론이다. 1개월이든 3개월이든 6개월이든 고정적으로 위치해 있다.


    최근 3개월과 최근 6개월에 포함되어 있는 SP1 과 프리스톤테일2는 인기를 끌었던 오픈베타 직후의 거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십이지천2 가 최근 3개월 거래건수 1위에 올라선 것 역시 비슷한 이유로 추정된다.


    아이템베이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여 받은 거래 금액별 순위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최근 1개월 (8월 한달간)과 2008 년 상반기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분포를 보였다.



    [ 아이템베이의 거래금액 합계를 기준으로 한 게임 순위 ]



    8월 한달간의 거래금액 합계를 보면 R2 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이템베이 관계자는 '무료서버 오픈 이후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8 년 상반기 거래금액 합계에서도 R2 는 리니지와 리니지2를 근소한 차이로 제친 1위를 차지했다.


    거래건수 1위를 차지했던 WoW 는, 소액거래가 많아서인지 거래된 금액의 합계가 상반기 기준으로 리니지, 리니지2, R2 의 30% 수준을 나타냈다. 아이템의 거래가 게임내에서든 게임외에서든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액 거래금액을 나타내는 최고가 랭킹에서도 WoW 의 이름은 없다.


    리니지와 리니지2, WoW 에 특화되어 있는 중개사이트 3위 업체에서 발생하는 거래 건수와 금액까지 감안한다면, 리니지와 리니지2가 R2 를 제치거나 WoW 가 로한을 제치고 뮤의 비중에 근접하는 변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이템베이의 자료들을 보면, 리니지와 리니지2의 경우 작업장(=판매자)을 통한 대형 거래가 많고, WoW 의 경우 이와는 반대로 개인 유저간의 골드 거래가 매우 빈번하며, 거래금액 자체는 적을지라도 거래하는 사람의 수 자체는 WoW 가 오히려 더 많다고 추정할 수 있다.


    Inven LuPin - 서명종 기자
    (lupi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