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벤 객원 필진으로 활동 중인 너를위한영혼 님이 작성한 '천존협객전' 체험기입니다.


또 하나의 동양 판타지, 천존협객전


6월 18일, 또 하나의 중국산 무협 온라인게임이 오픈베타를 시작했다. 그 이름은 천존협객전. 천존협객전은 중국 무협소설인 '촉산검협전'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게임으로 아미파, 불문파, 청성파, 백화파, 신가파의 5대 정파가 마황, 그리고 사파와 펼치는 대결을 그리고 있다.


촉산검협전의 원작자는 이 소설을 완성시키기 위해(정확히는 55권 집필중 돌아가셨다) 소설에 등장하는 아미산을 몇 개월에 걸쳐 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과연 천존협객전은 이런 작가의 노력을 게임에 담아내었을까.





5대 문파원으로 활동 시작


원작은 정파와 사파의 대결을 그리고 있지만, 천존협객전에는 진영개념이 없다. 게이머는 정파에 속한 5개의 문파 중 한 곳을 선택해 플레이하게 되어있다. 각 문파별 장점과 약점이 뚜렷한데, 아미파의 경우는 마법사 타입이라 강한 원거리 마법이 강점이지만 방어력이 약하고 체력도 낮았다.


이렇게 문파들은 일반적인 MMORPG에서 볼 수 있는 직업 개념과 동일해서 마법사, 전사, 도적, 사제, 사냥꾼으로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 그런 점에서 흔히 생각해볼 수 있는 전통 무협은 아니고 무협의 외피를 두른 일반적인 MMORPG로 보는 것이 맞겠다.




[ 누구에게나 약점은 있는 법 ]



[ 마황섬멸을 할 용자는 과연 누구? ]



모든 무협게임이 그렇지는 않지만, 흔히 무협하면 내공과 외공의 조화로운 수련으로 무림지존을 향하면서 다양한 무공을 습득하고 어떤 무공을 어떻게 단련했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방향이 수시로 바뀔 수 있는 그런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담아내고 있는 게 무협게임인데 그런 관점에서는 정통 무협의 느낌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무협의 느낌이 아예 없느냐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천존협객전은 수련을 통해 극에 달한다는 무협의 개념을 무기에 접목시켰다.


천존만의 독특한 시스템 검혼일체, 무기도 레벨업을?


천존협객전은 무기와 캐릭터가 하나가 된다는 '검혼일체'라는 카피를 사용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일반 MMORPG에서 볼 수 있는 제련시스템보다 다양한 무기 강화 시스템이 존재한다. 무기수련, 장비인증, 무기강화, 무기조합 등 그 종류도 4가지나 된다.



[ 무기수련을 하고 싶으면 연락해 ]



우선 몬스터를 잡거나 퀘스트를 완료하면 경험치를 얻는 것 외 '영혼치'를 얻게 된다. 쉽게 말하면 경험치는 캐릭터가 받는 것이고 영혼치는 무기가 받는 것. 이 영혼치를 무기에 주입하면 무기가 갖고 있는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상위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기의 레벨도 그만큼 높아야 하기 때문에 무기수련은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무기수련을 하기 위해서는 영혼치 외에도 돈이 들어가고, 무기의 레벨은 캐릭터의 레벨보다 높아질 수는 없다.



[ 스킬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기레벨을 높여야한다 ]



또 녹색 등급 이상의 아이템은 '미인증' 옵션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활성화 시키려면 장비인증 과정이 필요하다. 장비인증은 각 아이템에 맞는 인증석을 요구하는데, 녹색등급은 녹색인증석, 청색등급은 청색인증석이 필요한 식. 마을 대장장이가 인증을 담당한다. 아이템의 숨겨진 능력을 끌어낸다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 장비인증 받기 전(왼쪽)과 받고 난 뒤(오른쪽) ]



무기강화는 강화석으로 무기를 업그레이드 하는 익숙한 방식. 무기와 강화석이 필요한데 +2 부터 실패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에 성공확률을 높여주는 행운석이 필요하다. 무기수련과 무기강화는 서로 다른 개념으로 무기수련은 그 무기가 갖고 있는 최대능력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지만, 무기강화는 그 최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 생긴 건 석회석인데 이름은 에메랄드다 ]



레벨이 올라가면 새로운 무기로 교환하는 것이 어느 게임이나 일반적인데, 천존협객전은 무기 하나에 수련이나 강화 등 투자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무기 업그레이드의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저레벨 무기를 사용하다가 최대 수련 레벨에 도달해 무기를 교체해야하는데 그 때 기존 무기에 투자했던 영혼치가 아까워지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이럴 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무기조합이다. 같은 계열의 무기가 있다면 왼쪽에는 기존의 쓰던 무기, 오른쪽에는 새롭게 쓸 무기를 올려놓고 조합을 하게 되면 왼쪽에 있는 무기가 사라지고 일정 능력치를 이양할 수 있다. 새로운 무기에 처음부터 투자해야하는 수고스러움이 이렇게 덜어진다.



[ 영혼치 이양 작업중 ]



너무도 편리한 인터페이스. 몰입감의 방해요소?


천존협객전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편리한 인터페이스다. 최근 좀 더 쉽게 게임을 즐기길 원하는 유저들의 입맛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게임들이 있는데, 천존협객전도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엿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 길 찾기' 네비게이션.


몬스터나 NPC를 클릭하면 맵에 좌표가 입력되고 캐릭터가 목표지점으로 알아서 이동한다. 게이머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도 표시되기 때문에 대략적인 이동 시간도 가늠할 수 있다.



[ 좌표를 누르면 맵에 표시가 되고 알아서 이동한다 ]



[ 난 시키는 대로 사냥할 뿐이고 ]



또 캐릭터의 레벨에 맞는 추천 사냥터와 그 레벨대에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 목록도 알려준다. 게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이용하면 아무런 고민도 없이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곳으로 가서 퀘스트를 받고 사냥터로 이동하는 식으로 게임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쉽고 빠른 레벨업에만 관심이 쏠리게 되고, 퀘스트의 스토리는 뒷전이 된다. 유명한 소설을 원작으로 둘 만큼 잘 짜인 스토리가 이런 가이드 때문에 묻히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작 사냥에 집중하던 유저도 결국은 '내가 왜 이 게임을 하고 있지?'와 같은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될 때가 온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처음 게임을 접하는 초보유저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하지만 너무도 친절한 네비게이션으로 안내를 따라가기만 하는 플레이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그로 인해 게임에서 찾아낼 수 있는 다양한 재미요소들의 접근이 차단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귀여움이 가득한 동반자 펫


10레벨이 되면서 펫을 얻게 되는데, 신가파는 사냥꾼 개념이라 몬스터를 길들여 펫으로 만들지만, 다른 문파는 퀘스트의 보상으로 받게 된다. 펫은 일정시간마다 경험치를 받아 레벨업도 하고 레벨이 올라가면 펫 전용 스킬도 배운다.


사냥에 도움이 되고를 떠나서 대기중에 볼 수 있는 펫의 귀여운 재롱은 플레이 중 만날 수 있는 흥미요소로 눈길을 끌었다.



[ 레벨10 드디어 팬더를 얻다 ]



[ 마을은 팬더 잔치-_-;; ]



[ 귀여운 팬더의 재롱~_~ ]



다만 펫이 아무 말을 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또 퀘스트로 지급해주는 펫이 팬더 하나뿐이라 조금 더 다양한 펫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중국게임 고정관념 깰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중국산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먹는 것이라면 안전한지, 물건이라면 튼튼한지 미리 경계를 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중국산 온라인게임들도 비슷한 시선을 받고 있다.



[ 하늘을 볼 수 없는 제한된 시점도 답답함을 준다 ]



온라인게임 강대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는 이미 온라인 게임 포화상태. 따라서 웬만한 게임이 아니면 성공하기 힘든 시장이다. 아무리 스토리가 잘 짜여 있고 외국에서 이름을 날린 게임이라도 우리나라에만 들여오면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철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천존협객전은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촉산검협전을 재미있게 읽어보았던 무협 팬들은 한번 즐겨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그러나 비슷한 시점에 공개한 다른 중국산 온라인 게임과 비교해보면, 제한된 시점에 퀄리티가 낮은 그래픽,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사운드 등 전반적으로 완성도를 높게 쳐주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막 오픈베타를 시작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밭에 씨앗을 뿌리고 농작물을 수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 아닐까. 오픈베타 때 유저가 바글거렸던 게임이 유저들의 의견을 한 귀로 흘려듣는 미숙한 운영으로 결국 텅 빈 마을을 만들고 마는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어떻게 농작물을 가꾸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풍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